[기획연재] 왜구와의 전쟁 2
[기획연재] 왜구와의 전쟁 2
  • 괴산타임즈
  • 승인 2024.03.0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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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작가
'대마도는 본시 우리 땅이다' 시리즈
눈물의 섬 대마도를 가다 118.
이석우 시인
이석우 시인

1281년 충렬왕은 합포(마산)에서 또다시 9백 척의 함선에 4만 군사를 태우고 일본으로 향한 출정식을 거행하였다. 왕은‘운전자론’을 내세워 원나라로부터 자주 주권국의 지위를 인정받고 싶어하였다. 중국 남부에서 출발한 10만 명의 군사를 태운 함선 3,500 척이 후속부대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5월 3일 함포를 출발한 연합군단은 5월 26일 대마도에 상륙하기까지 20 여일의 시간을 거제도에서 지체하게 된다.

거제 남쪽의 주원방포를 발진기지로 삼아, 지심도 뒤편으로 은밀히 잠입했다가 썰물 때를 이용하여 해류에 함선을 올리면 쏜살같이 대마도로 상륙할 수 있다.

이는 홍길동이 대마도에 율도국을 세울 때 해류를 타고 대마도에 도착했다는 이야기와 맞아 떨어지는 항로이며 후일의 이종무 군단의 대마도 징벌의 군항로이기도하다.

그 지체 이유가 무엇일까. 당시 거제도는 1271년(원종12)부터 공도화 정책에 들어가 있어 섬은 주민대신 왜구와 삼별초의 잔존세력이 은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출정에 차질이 왔는지는 모르나 20일을 지연함으로써 태풍(가미가제)를 만나는 불행한 사태에 접하게 된다.

여몽연합군은 2차 출정으로 대마도와 이끼섬을 점령하였다. 1274년 10월에는 배 9백 척을 이끌고 규슈 후쿠오카에 상륙한다. 철포라는 신무기를 앞세운 그들은 무서운 기세로 공격을 퍼부었고 군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학살했다.

그들은 섬 주민에게 만행을 저지르기 시작하였다. 임산부의 배를 훼손하고, 젊은 여자들은 강간하고, 손바닥을 뚫어 밧줄을 꿰어 끌고 다니고, 남녀의 코와 귀를 자르며 잔혹함을 즐겼다.

‘갓난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몰려오니 짧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사랑하는 아기를 울며 죽였다’라고 하였다.

일본 이끼섬에는‘무쿠리 고쿠리’라는 인형이 있다. 예부터 우는 아이에게“무쿠리고쿠리가 온다”라고 하면 울음을 그친다고 한다. 무쿠리는 몽고, 고쿠리는 고려를 의미한다.

고려시대에 왜구가 본격적으로 침입하기 시작한 것은 1350년부터였다. 충정왕은 그해 진도에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공도화하였다.

그리고 남해도는 공민왕대에 마찬가지로 공도화 한다. 섬을 비우니 왜구의 은신처로 십상이다. 동해·서해·남해의 연안뿐만 아니라 내륙까지 왜구가 침범하였다.

개경 입구인 강화의 교동과 예성강 어구 충주, 단양까지 출몰하였다. 고려는 왜구 때문에 천도를 고려하기도 했다. 우왕 때는 재위 14년 동안 378회의 침입을 받았다.

왜구들은 출몰할 때마다 여몽연합군에게 당한 것을 돌려주려는 각오라도 한 듯 잔혹한 만행을 저지르기 시작하였다.

왜구들은 여몽연합군 때처럼 죽음의 축제를 서슴없이 재현하였다. 임진왜란 때도 그 잔혹함은 제어되지 않았다.

코와 귀를 베어갔으며 동경에는 지금도 코무덤이 존재한다. 경상도와 전라도에는 아이를 울 때 “이비~”, 혹은 “에비~”라고 하면 울음은 그친다고 한다.

양속의 문화를 주고받던 이웃이 서로에게 잔혹한 침략자의 적대역사를 주고받는 것이다. 우리는 이 저주의 할례(割禮)를 언제까지 반복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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