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염려 없는 인생
[특별기고] 염려 없는 인생
  • 괴산타임즈
  • 승인 2024.01.2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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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용 논설위원
문민용 논설위원
문민용 논설위원

미국의 정신과 의사들이 합동으로 모여 인간의 염려와 근심에 대하여 조사한 내용이 있다.

사람들이 가진 걱정의 종류를 조사하고 정리한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40%는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걱정, 30%는 지나간 과거의 일에 대한 걱정, 12%는 미리 상상하고 가상해서 하는 걱정, 18%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에 대한 걱정이었다.

또 염려와 근심에 대한 다른 연구도 있다. 시카고 러쉬대학교 메디컬 센터에서는 65세 이상의 노인 1064명을 대상으로 걱정 및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조사했다.

이 조사는 조사 3~6년 이후 누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 걱정이 많고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들일수록 노년기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스토옙스키가 쓴 단편소설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제정 러시아 시대에 시청의 동서기가 잘못해서 시장의 장화를 밟았다.

그는 즉각 사과를 했지만 시장은 누군가와 열띤 토론 중이어서 그를 보지 못했다. 그날 집에 돌아온 그는 ‘시장이 나를 용서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되면 나와 가족들은 어떻게 되지?’하는 걱정에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결국 다음날 그는 시장에게 잘못을 빌기 위해 찾아갔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그를 본 척도 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대화중이었다. 그래서 다음 날 그는 다시 시장을 찾아가 애원을 했다.

“한 번만 봐주십시오. 모르고 그랬습니다.” 시장은 몹시 화가 났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매일 찾아와 무슨 말인지 알지도 못하는 소리를 늘어놓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에게 버럭 소리쳤다. “너 미친놈 아니야?” 그 동서기는 그 말을 듣고 절망에 빠졌다. ‘시장은 끝까지 나를 용서하지 않는구나.’ 그렇게 그가 돌아가고 다음 날 아침 아내가 그를 깨우려고 흔들었을 때 그는 이미 빳빳한 시체로 변해 있었다.

빈센트 빌 박사가 거리를 걷고 있는데 한 젊은이가 매우 괴로운 표정으로 서있었다. 그래서 박사는 그에게 물었다. “자네 무슨 근심이 있나? 왜 그렇게 죽을 상인가?” 젊은이는 답했다.

“말씀 마십시오, 요즘은 근심과 걱정이 떠날 날이 없습니다. 하나가 지나면 또 하나가 꼬리를 무니 견딜 수가 없군요. 박사님 어디 근심 걱정이 없는 곳이 없을까요?” 그러자 박사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딱 한 군데가 있지. 그곳에 가고 싶나?” 젊은이는 즉각 답했다. “가고 말고요. 그런 곳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가죠!” 이어지는 박사의 답은 기상천외했다. “그래? 그곳은 바로 공동묘지라네. 거기 누워있으면 아무런 근심이나 걱정이 없지. 이 세상은 근심과 걱정이 꽉 차 있는데 살아서 어찌 그것을 피하겠는가?”

티베트에 이런 속담이 있다고 한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걱정은 쥐고 있다고 걱정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오히려 쓸데없는 걱정과 과잉 걱정이 행복과 생명을 단축시킨다. 또한 걱정과 염려, 두려움과 공포로 자신의 행복과 주변과의 관계를 파괴시킨다.

염려란 말은 헬라어로 ‘메림나오’로, 나눈다는 뜻의 단어 ‘메리조’와 마음이란 뜻의 ‘누스’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다.

“마음을 나눈다”는 것이 진정한 염려의 의미인 것이다. 걱정은 우리가 붙들고 괴로워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꺼내놓고 나누며 털어버리는 존재이다. 그렇게 나누면 분명 그 염려와 걱정은 나를 옭아메지 않고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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