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절제의 의미
[특별기고] 절제의 의미
  • 괴산타임즈
  • 승인 2023.12.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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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용 논설위원
문민용 논설위원
문민용 논설위원

스토아학파의 비조인 제논에게는 허영이 심하고 겉치레에만 치중하는 제자가 한 명 있었다. 그는 욕심이 많고 늘 절제하지 못한 삶을 살기에 제논은 그를 지켜보다 못해 불러서 야단을 쳤다.

그런데 그 제자는 오히려 반문했다. “저에게 그만한 돈이 있어서 쓰는데 그게 무슨 잘못이 되겠습니까?” 그런 제자에게 제논은 이렇게 대답했다. “소금이 많다고 요리사가 요리할 때 소금을 잔뜩 넣어도 맛이 좋단 말이냐?” 그 훈계를 통해 그 제자는 절제란 없거나 모자라기 때문이 아니라 많지만 아끼고 삼가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국의 존 머레이는 검소하기로 유명한 부자이다. 그가 부자가 된 비결 중 하나는 한 푼의 돈도 헛되게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느 날 머레이가 밤늦도록 독서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찾아왔다.

그러자 그는 켜놓은 촛불 2개 중 하나를 끄고 정중히 손님을 맞았다.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머레이의 질문에 손님은 겸연쩍게 말했다. “저는 거리에 세워진 학교에서 왔는데 학교가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조금만 도와주십시오.” 그러자 머레이는 흔쾌히 돕겠다며 5만 달러면 되겠느냐고 물었다.

손님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조금 전에 촛불 하나를 끄는 것을 보고 모금이 안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거액을 기부해 주시겠다니 너무나 기쁘고 감사합니다.” 그러자 머레이가 대답했다. “책을 읽을 때는 촛불 2개가 필요하지만 대화할 때는 촛불 1개면 충분하지요. 제가 그동안 이처럼 절약해왔기 때문에 당신께 돈을 기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손님은 기부금 뿐만 아니라 큰 배움을 얻고 돌아갔다.

200여 년 전 일본에서 활약하였던 사상가 미즈노 남보쿠가 있다. 그는 당대에 일본 정부로부터 ‘대일본인’이란 칭호를 받았던 영향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는 10세 즈음에 부모를 잃고 삼촌 댁에서 자라며 술과 도박, 싸움질을 일삼다가 18세에 감옥에 가게 된다. 그는 감옥에 있으면서 동료 죄수들의 얼굴이 일반인들과 다른 인상을 가졌음을 발견하고 흥미를 느꼈다. 그래서 그는 출옥 후 당대 일본에서 가장 인정받는 운명 학자를 찾아가 자신의 관상을 봐 달라고 했다.

그 학자는 그의 상을 보고 앞으로 1년 안에 칼에 맞아 죽을 운명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재난을 피하려면 입산수도(入山修道) 하는 길밖에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충격을 받고 그는 가까운 사찰로 가서 받아 달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덕망이 높으신 주지 스님이 그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대의 얼굴에 살기가 있어 절에 들어오기엔 적합하지 않소. 앞으로 1년간 집에서 보리밥에 흰콩으로만 절제된 식사를 하고 나서 그 후에 다시 찾아오시오.” 그때부터 그는 1년간 한 끼도 거르지 않고 그 말을 지켰다.

그렇게 1년이 지난 후 그는 그 운명 학자를 다시 찾았다.

그 학자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그간에 상(相)이 바뀌었소?” 그는 주지 스님의 말씀대로 1년간 절제된 생활을 하게 되었음을 설명했다. 그의 말을 들은 학자는 “절제된 생활은 운명을 바꾸고 하늘의 뜻을 바뀌게 하지요.”라고 답했다. 그 후 그는 9년간 뼈를 깎는 정진을 쌓아 당대 일본 최고 수준의 사상가의 지위에까지 올랐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원숭이를 사냥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원주민들이 다니는 길목의 나뭇가지에 열매를 넣은 조롱박에 원숭이의 손이 겨우 들어갈 만한 구멍을 뚫어놓고 달아놓는다.

원숭이는 조롱박에 맛있는 열매가 들어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 속에 손을 집어넣지만 구멍이 너무 작아서 열매를 움켜쥔 손을 빼내지 못한다.

그때 사냥꾼들이 몰려오면 자신이 쥐고 있는 과일을 놓고 도망을 가야 하지만 원숭이에게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한 손을 조롱박에 넣은 채 사람들에게 붙잡힌다. 이것이 절제하지 못하는 삶의 결과이다.

이처럼 욕심은 우리는 더욱 불행하게 만들지만, 절제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절제는 자신을 가꾸고 지켜나가는 마음의 브레이크다. 자동차에서 엑셀보다 브레이크다 더 중요하듯 우리의 삶에도 그렇다. 그래서 그 마음의 브레이크가 제어되지 않으면 인생은 고장이 나게 마련이다.

작은 것부터 절제하는 법을 배우고 지켜나가면 분명 우리의 인생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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