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커피 없어질까? 커피플레이션(Coffeeflation), 커피의 경제학
기후변화에 커피 없어질까? 커피플레이션(Coffeeflation), 커피의 경제학
  • 괴산타임즈
  • 승인 2023.10.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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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전 교수·개미행정사 대표(공학박사)
김영일 교수
김영일 교수

커피의 재료인 원두는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부족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음식 중 하나로 손꼽힌다. 원두가 제대로 자라기 위해서는 특정 온도, 빛 및 습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온이 상승하며 이로 인한 이상기후는 원두 생산에 큰 위기를 불러왔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아라비카(Arabica, 세계 커피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는 커피 품종, 원산지는 에티오피아)와 로부스타(Robusta, 카네포라종에 속하는 커피나무의 씨앗, 생존력이 강하며, 200-600미터 고도, 24-29도에서 서식) 등 인기 있는 품종을 포함해 75종의 커피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커피기구(ICO)가 2021년 10월에 발표한 2020년 커피 생산량 통계를 보면 국가별 커피 원두 생산 비중은 전체 생산량 1억6960만 포대(1포대는 60Kg) 가운데 브라질이 37.5%, 베트남이 17.1%, 콜롬비아 8.4%, 인도네시아 7.1% 등이다. 상위 2개 나라가 전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브라질에서는 2021년부터 가뭄과 100년 만의 냉해 등 이상기후 현상이 이어졌다. 브라질 커피산업협회는 지난해 브라질의 커피 생산량이 2020년보다 22.6%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 역시 가뭄 등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로 커피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KOTRA)는 올해 5월 베트남의 농림수산 분야 동향을 전하면서 “베트남은 세계 5대 기후변화 피해국 가운데 하나”라며 “베트남 서부 고원 지역의 커피 생산은 기후변화에 따른 빈번한 가뭄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발표된 미주개발은행(IADB)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도 상승으로 인해 커피 재배에 적합한 지역이 최대 50%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기후 위기가 ‘커피 한 잔의 여유’마저 빼앗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최근 커피 원두의 가격이 오르고 있는 데다 장기적으로는 커피 재배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최근 이어진 급격한 커피 원두 가격의 상승은 기후변화로 커피 생산량이 급감한 데 따른 결과다. 커피 재배를 위한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 중서부 아프리카 등 제한된 지역에서만 커피 원두 생산이 이뤄진다. 그나마도 브라질, 베트남 등 몇몇 국가 의존도가 크다.

제주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서 관계자들이 시험 시설 재배 중인 커피 열매를 연구하고 있다. 10년 넘게 농업경제학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커피나무를 육종해 왔으며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열매를 맺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커피 잎녹병에 견딜 수 있는 나무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사계절 내내 출근길이든 퇴근길이든 항상 커피를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보여준다.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한국인들은 커피를 정말 좋아하고, 커피를 매일 마시며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한국은 2018년에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대 커피 소비국에 등극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음료류 품목별 국내 판매액(2021년 기준)'에서 커피류는 전체 음료 시장 약 9조5800억원 규모 의 32.52%를 차지하였다. 한국인이 마시는 음료의 1/3이 커피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커피의 판매액은 콜라를 포함한 탄산음료(23.96%)도 크게 앞지르고 있다. 

한국의 커피 시장이 이토록 팽창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먼저, 한국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행위가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밥 먹고 커피를 마시는 행위, 친구를 만나면 카페를 가는 행위 자체가 점점 더 당연한 일상생활 속 문화로 여겨지고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회의가 잦고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기업문화 때문에 커피 섭취량이 증가했다는 주장이 있다. 실제로 직장인들 중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일을 못한다는 사람들이 많고, 커피가 없으면 집중이 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커피에 있는 카페인 성분이 피곤한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이기 때문에 커피 섭취량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해외 국가들에 비해 커피를 구하기 쉬운 환경이 커피 판매량 증가의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 여행을 오면 골목골목마다 있는 수많은 커피숍에 놀란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한국의 커피류 수입량이 매년 급증해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커피 섭취가 증가하면서 점점 커피 맛에 깐깐해지는 한국인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커피업계들은 새로운 전략들을 내세우고 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가성비 좋으면서 맛도 좋은 즉석 음료(RTD: Ready To Drink) 커피를 앞세우거나, 집에서 커피를 즐기고자 하는 홈커피 족을 겨냥한 캡슐 커피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커피 가격의 급격한 상승에 커피플레이션(Coffeeflation)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다.

사람들의 입맛은 계속 변하고 여러 국내의 커피 업체들의 커피 맛이 거의 상향 평준화되고 있기 때문에, 커피 맛과 함께 다른 기업과 차별화를 줄 수 있는 더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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