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비극의 공주가 남긴 슬픈 노래
[기획연재] 비극의 공주가 남긴 슬픈 노래
  • 괴산타임즈
  • 승인 2023.09.0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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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작가
'대마도는 본시 우리 땅이다' 시리즈
눈물의 섬 대마도를 가다 113.
이석우 시인
이석우 시인

일본의 작가‘다고 기치로’는 잡지에 기고한‘천재 동시 작가 덕혜옹주’라는 제하의 글에서 덕혜옹주의 일본어 동시 4편을 소개하고 있다.

이 시는 덕혜옹주가 당시 경성의 히노데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시절에 쓴 것으로 그녀가 일본으로 끌려갔던 1925년 이전에 쓴 작품들이다. 이 동요들은 1928년 일본 빅타 회사에 의해 음반으로 만들어져 발매되었다.

빅타 음반 회사는 1928년부터 조선의 문화 예술 음반을 취입하기 시작하는데, 1929년부터 광복 때까지 판소리 및 경서도 명창으로 김창환, 박춘재 등을 비롯하여 70명을 녹음하고 거문고 산조, 대금, 양금, 해금, 퉁소, 단소, 가야금, 가야금 병창, 불교 음악, 남도 무속, 정악 합주단 조선 정악, 고수 등 조선 명인들의 재능을 모조리 음반에 담았다. 조선 문화재의 약탈에 이어 인간문화재들의 재능까지도 싹쓸이하여 쓸어 담았다 하겠다.

1919년 3·1 독립운동이 일어나자 일제는 강압 통치에서 한일문화융합이라는 명분으로 정책의 기조를 바꾼다. 이러한 정책을 추진한 자는 1919년 8월 12일 부임한 제3대 사이토 조선총독이다.

사이토가 덕혜옹주의 순수한 시적 재능을 회유정책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1923년부터이다. 총독은 신 일본음악의 주창자로 알려진 미야기 미치오(宮城道雄)가 경성에 왔을 때, 덕혜옹주와 접견하도록 주선하여 동요를 받아 곡을 붙이게 한 것이다.

덕혜옹주가 심상소학교 시절에 쓴 동요 <벌(蜂)>과 <비(雨)>에 이렇게 하여 노래로 만들어졌다. 일제는 순회공연을 통해 이 동요들을 소개하고 기차여행 중에 조선 백성들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었다.

또한 이 노래들은 1929년에 일본 빅타(Victor) 레코드에서 음반으로 제작 발매하였다. 음반 기록지에는 “덕혜희어작가 德惠姬御作歌”라고 표기되어 있다.

덕혜옹주가 노랫말을 지었다는 뜻인데 덕혜옹주 다음에 왕족 존칭의 뜻으로 ‘御’ 자를 넣고 있다.

일제의 강제 유학 추진으로 그녀의 삶이 왜곡되기 시작하더니 그의 순수한 문학 정서에 피멍이 번지고 있었다.

덕혜희어작가 德惠姬御作歌/ 1929년일본 빅타(Victor) 레코드에서 음반으로 제작 발매하였다.
덕혜희어작가 德惠姬御作歌/ 1929년일본 빅타(Victor) 레코드에서 음반으로 제작 발매하였다.

 

이 동요가 도쿄 라디오 방송의 전파를 타고 세상으로 흘러나왔을 때, 조선 백성들은 덕혜옹주의 조선 혼이 조금씩 엷어지는 것에 얼마나 안타까워했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저려올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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