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자와 듣는 자
말하는 자와 듣는 자
  • 괴산타임즈
  • 승인 2023.07.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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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남윤봉 교수.
남윤봉 교수.

우리는 대부분 말(언어)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그 말에 의해 상대방은 그 말하는 사람의 생각, 뜻을 알아차리고 전달 받는다. 

말하는 자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고 전달 받으려면, 말하는 자 못지않게 받는 자도 그 말의 뜻을 제대로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말하는 자는 “칭찬하는 의미로” 말을 했는데, 듣는 자는 “자신을 놀린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할 수가 없다. 서로가 진심으로 말하고, 진심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말하는 이와 받는 이 사이에 의사소통이 잘 되려면, 일반적으로 공통 된 뜻을 담고 있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만이 일고 있거나,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이해하고 있는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원만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가 없다.

예컨대 줄인 말, 보편화 되지 않은 외국어, 전문용어, 지역적 사투리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이에 속할 것이다. 

또한 말하는 자와 듣는 자가 가까이에서 마주보고 대화하는 때에는, 서로 상대방의 분위기를 알 수 있어서, 서로가 말하고 듣는 태도를 인식하며 원활한 소통을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경우에 따라서는 대면해서 말을 주고받지 못하고, 서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화나 문자를 이용해서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때에는 말하는 자는 그 말을 받는 자의 상황이나 처지를 알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상대방의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한 가운데서, 자신만의 입장만을 생각하고 말을 하다보면, 같은 말인데도 받는 자의 분위기에 따라서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니 직접 대면해서 말하지 않는 때에는, 말하는 자는 그 말을 받는 자의 사정이나 분위기를 충분히 고려해서, 말하는 것이 소통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말하는 자의 참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거나 오해되거나 해서, 말한 자의 목적이 달성되지 못할 수가 있다.

더 나아가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전달하려면, 진심을 다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 말에 진정성이 없고, 언행이 일치하지 않으면, 그 다음부터는 그 말한 자에 대한 신뢰가 없어진다.

그러기에 누구나 말을 함에는 신중을 기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자신과 모두를 보호하게 된다. 그래서 일언불중리(一言不中理)하면 천어무용(千語無用)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즉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한번 하게 되면, 그다음에 천 마디 말로 변명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누구나 말은 진실하게 신중히 해야 한다.

특히 말하는 자가 상대방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그 구체적인 사실이 있어야 하고, 작은 잘못을 지나치게 확대하게 되면 오히려 상대방으로부터 반격을 당할 수 있다.

또 그 지적이 사실이고 중대한 것이라면 그 지적을 받은 자는 진실로 반성하고 고쳐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더 좋은 모습으로의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지적이 사실이고 진실임을 확인하고도, 그 상대방은 그에 대한 반성이나 사죄는커녕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변명으로 반박하는 경우에는 무의미한 다툼만 무성하게 된다.

이런 행태를 우리는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고 한다.

이러한 추태는 정치권의 발언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하다. 보통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행태인데도, 그들은 모르는 듯 안타깝다.

우리는 헌법상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고 있기 때문에, 각자 자신의 생각을 자유로이 나타낼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 말이나 무제한으로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만큼, 말한 자는 그 말에 대한 책임도 자신이 져야 한다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함부로 행한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도 전가할 수 없다. 

요즈음 공영방송을 비롯해 개별적 사적 방송 등이 무수히 많다. 이들 중에는 특정대상을 비방하는 일에 목적을 두고 있는 듯이 보이는 매체가 적지 않다.

어떤 경우는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듯이, 또는 작은 단점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짓을 일삼는 때도 허다하다.

아무리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해도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하는 이들의 허위, 과장된 표현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로 인해 우리사회가 진실과 거짓이 혼미하게 되고, 청정사회를 만드는데 사회전체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제는 세계적 상위권에 속하는 우리의  국격(國格)에 맞는 사회분위기를, 우리들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데 합심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이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말하는 자가 되기도 하고, 듣는 자가 되기도 하면서 함께 살아간다. 언제나 우리는 진정성 있는 자세로 말하고 들으며, 원만한 삶을 살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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