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양속관계 놓여 있던 대마도
[기획연재] 양속관계 놓여 있던 대마도
  • 괴산타임즈
  • 승인 2023.07.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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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작가
'대마도는 본시 우리 땅이다' 시리즈
눈물의 섬 대마도를 가다 109.
이석우 시인
이석우 시인

조선 초기의 『동국여지승람』은 “대마도는 원래 경상도 계림(鷄林)에 속하였다.”라고 확증한다. 세종의『유대마도서(諭對馬島書)』에도 대마도는 경상도 계림에 예속된 본시 우리 영토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숙종 때의 신숙주는 1471년 일본을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해동제국기(海東諸國記)』를 저술했는데 “군(郡)은 8개이고, 사람은 모두 바닷가 포구에서 산다. 대마도의 포구는 82개나 된다. 남북은 3일이면 다 돌아보고, 동서 횡단은 하루나 반나절이면 족하다. 바다와 접한 사면은 모두 돌산이고 땅은 척박하다.…” 라고 쓰고 있다.

이때 그는 조선 초기의 “대마도는 조선의 속령”이라는 국토관과 달리 대마도를 해동제국의 하나로 언급하는 우를 범한다.

강항은 임진왜란 때 잡혀갔다 돌아와 1597년 9월에서 1600년 5월까지 약 2년 8개월의 체험을 바탕으로『간양록(看羊錄)』을 쓴다.

그에 의하면 여자들은 한복을 즐겨 입고 남자는 대부분이 조선말을 해왔으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을 통일하면서 대마도주 소 요시토시(宗義智)는 겁을 잔뜩 집어먹고 히데요시에 붙어 조선 공격의 앞잡이가 됐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가 전하는 대마도 가신의 변명 중의 “도요토미가 귀국을 침범할 때 어찌 저희가 막을 수 있었겠습니까, 일본이 쇠약해지고 조선이 부강해져서 바다를 건너와서 일본을 친다면 이 섬은 또한 어쩔 수 없이 귀국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라는 표현은 대마도의 생존 방식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하겠다.

실학자 이수광(1563~1628)의『지봉유설』에는 종씨(宗氏)들이 태수를 지낸 대마도는 원래 우리나라 송씨(宋氏)가 대마도에 들어가 성을 종(宗)으로 고쳤다고 하고 있다. 히데요시가 대마도 태수 종성장(宗盛長)을 멸하고 평씨(平氏) 성을 하사하자, 그는 임진왜란 때 대마도 군사 5천을 앞세워 조선을 침략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전후에 암살되고 말았다.

임진왜란이 끝난 다음 신유한은 1719년 통신사 제술관으로 일본을 다녀와 기행문『해유록(海遊錄)을 남기는데 “대마주(對馬州)의 별명은 방진(芳津)이라고도 한다. 토지는 척박해서 채 백물(百物)도 생산되지 않는다. 산에는 밭이 없고 들에는 도랑이 없고, 터 안에는 채전(菜田)이 없다.

대마도 사람들은 오로지 고기를 잡고 해초를 캐서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데, 서쪽으로는 조선의 초량(草梁)에 모이고, 북으로는 나라(奈良)에 통한다. 동으로는 나가사키(長崎)에서 장사하니, 바다 가운데의 한 도회(都會)와 같다.”라고 하였다.

1751년 실학자 이중환은 이전투구에 바쁜 정치에 뒤로하고, 땅이 기름져 생활이 풍족하고, 인심 좋고 경치가 뛰어난 곳을 찾아 전국을 바람처럼 떠돌았다. 그 결과『택리지』에는 그 발품의 실제들이 고스란히 담긴다. 왕권 정치학의 관점이 아닌 실제 생활의 도움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집필의 방향 자체가 이전의 지리책과는 결을 달리한다. 지리학과 사회학 발전에 새로운 영향을 던져 준 것이다.

그는 대마도 문제에 대해서도 "대마도가 왜(倭)에 딸린 것도 아닌데도 두 나라 사이에 있으면서 왜를 빙자해 우리에게 요구하고 우리나라를 빙자해 왜에게 중하게 보였으니 박쥐 노릇을 하면서 이로움을 취했다."라고 대마도의 이중성에 분노하고 있다. 그 대책으로 "토벌해 우리에게 복속시키는 것이 상책"이라는 주장을 내놓는다.

위 학자들의 주장을 한 곳으로 모아 보면, 대마도 사람들은 등을 조선에 붙였다가 아니다 싶으면 일본에 붙는 ‘등걸이 방책’을 쓰면서 바다 가운데에 한 상업 도시를 건설했다는 말이 된다.

그들은 땅이 척박하니 잡은 고기와 캔 해초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면서 조선과 왜를 적절히 저울질하는 이중적 등걸이 방책을 생존 수단으로 삼아왔다. 척박한 대마도의 토양이 대마도의 부중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양속(兩屬)관계는 대마도의 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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