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 그 편지에 마음을 볶았다.
[특별연재] 그 편지에 마음을 볶았다.
  • 괴산타임즈
  • 승인 2023.05.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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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숙의 귀농이야기
여성친화도시군민참여단장
조금숙 씨.
조금숙 씨.

책 제목이다.

어쩌다 출판한 작가가 되었으니 어작이라 불릴려나 모르겠다.

농사준비로 바쁜 봄철이다. 겨우 장만한 하우스에는 배추와 양배추가 실하게 잘 자라고 있다. 작물을 정하고 밭을 만들 때부터 주말마다 아이들이 내려왔다. 몇날 며칠을 돌을 골라냈다.

누구는 포크레인으로 작업해야 한다고 조언을 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았다. 

파종하기 전에 묘목장을 먼저 만들었다. 활대를 꽂고 밑에 주름필름을 한겹 깔고 열선은 위로 달았다. 온도계를 달고 비닐덮개와 보온 덮개를 설치한다.

모종은 늘 사다 했던 터라 파종부터 쉽지 않았다. 작은 씨앗들이 손끝에 잡히지 않을뿐더러 한 알이 아니라 두,세알이 굴러떨어지기 일쑤였다. 집중하지 않으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그렇게 파종한 모종들은 쑥쑥 잘 컸다. 때 맞추어 먹거리 통헙센터에서 배추교육을 실시했다. 적절한 교육은 훌륭한 길잡이가 된다.

이랑 만들기는 온전히 관리기로 작업했다. 이랑위로 두 즐씩 전접 호수를 깔고 비닐을 씌웠다. 아들과 함께 호수를 연결하고 시험 급수를 하면서 흡족해 하는 모습이 옆에서 보기에도 흐뭇했다. 일이 되어 간다는 성취감은 활력을 불어 넣는다.

모종을 옮겨 심고 그 자리에 고추 씨앗을 파종했다. 아들은 우리씨앗농장에서 얻어온 토종 고추 씨앗에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그저 귀동냥으로 들어 온 이야기는 토종 고추가 기르기도 힘들고 수화량도 적다고 들었던 터라 시큰둥한 대응에 몹시 아쉬워했다.

정식한 배추들은 잘 큰다. 한 가지 문제는 한결같이 고르지 않다는 것이다. 가만히 문제를 짚어 보면 밭을 만들 때, 깊이 있게 로타리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라지 못하는 배추 밑둥에는 돌이 앉아 있어서 뿌리가 잘 내리지 못하는 것이라 판단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별 뾰족한 대안이 없다. 주어지는 대로, 자라주는 대로 지켜볼 뿐이다.

고추 모종도 잘 자란다. 배추 모종과 달리 모종으로 키워야 하는 기간이 긴 만큼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모종이 많다보니 물주는 시간도 길다. 특히나 하우스 농사는 보온 덮개를 열고 닫는데 메이게 된다.

어느 날인가, 동네 할머니께 안부 인사차 전화를 걸었는데 대뜸, “하우스 열어 달라고?” 하셨다. 그만큼 시간을 지켜 관리가 필요한 하우스 농사다. 

고추모종이 잘크고 있으니 고추밭도 장만한다. 새로 조성한 밭이어서 넉넉한 퇴비가 필요했다. 20키로짜리 퇴비를 이리 저리 나르고 뿌리는 일이 힘들터인데도 아들은 내색한번 없이 열심이다. 

로터리를 치기 전에 돌고르기를 아침마다 하고 있다. 그 아침마다 누군가는 차를 주차하고 나물 뜯으러 올라가는 모양이다.

그편지에 마음을 볶았던 처럼, 아침마다 마음이 볶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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