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간의 교토였다.
내가 사는 서울의 찻집 식당들 닫는 것에 놀라고 걱정하다 3년 간의 코로나 터널을 지나며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서도 동경이나 교토는 설마 그대로겠지~ 했었다.
지난 11월에 갔는데 공부할 때 정든 몇 곳이 닫아있어 서운하고 낙망을 했다. 당연히 사람들도 그 영향을 받고 있었다. 내가 알던 교토가 아니었다.
그런 마음을 한 구석에 두고 다시 신간 사인회를 봄 꽃 시절로 잡았다.
한국서 작가가 왔다며 주인들이 늘 반겨주었는데~ 체념하며 갔는데 따스해진 탓도 있고 세상을 온통 밝혀주는 핑크 빛 봄 꽃 영향도 있고 야구 우승으로도 들떠 있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수많은 세계인이 거리에 넘치어 내가 알던 교토에 가까워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미국 생활 20년, 그 후 2000년 무렵부터 일본을 가게 되었는데 영향도 받고 배우고 느끼고 이건 이랬으면 하는 것도 있으나, 서울로 돌아와 한 달이 되면 다시 일상에 묻히고 스며들게 되었다.
겨우 세 달 만에 갔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우리 부산 제주 가듯 1시간 비행인데 같은 점도 많고 다른 생각도 있다. 이번에 느낀 점을 적어본다.
오늘은 미세먼지 나쁨, 내일은 매우 나쁨~ 에 시달리다 갔는데 공기가 맑았다.
중국 공장의 먼지를 우리가 가운데서 막아주고 있어서인가 일주가 지나니 피부가 깨끗해진다.
지난 3년 간 외국인을 받지 않아 정성을 쏟아 부었던 올림픽도 그러했고 많은 사업 중 호텔과 숙소가 버티질 못해 닫아서도 그렇고 2월부터 비자 해결이 되어 관광 대국 일본에 사람들이 몰려드니 평시 30만원 하던 호텔도 90만원을 호가한다는데 그래도 룸이 없다고 한다.
우리처럼 제 3국들이 아니고 유럽 인구가 많다.
Blonde가 섞인 수십 명 그룹들이 가이드 없이 떼로 몰려다녀 물어보니 각기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태리 스페인이라고 했다.
내가 들고 있던 일어판 책을 일어도 모르면서 갖고 싶어 해 손에 쥐어주었다. 하나같이 미소가 얼굴에 가득했다.
교토에 반한 모습이다.
아베 때도 TV에서 자주 관광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여, 내가 보아온 미국 대통령들이나 우리 역대 대통령이 그런 전략을 발표한다는 건 작은 스케일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우크라이나로 온 세계로 잦은 행보를 하고 있는 기시다 총리도 관광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보게 된다.
애니메이숀 강국답게 애니로 된 CF 나 거리 포스터들을 보게 된다
안 가본 사람은 알 수 없는 교토의 친절함은 여전했고 초일류 호텔이 아니어도 호텔 입구에 꾸며진 사랑스런 정원이 손님을 맞아주어 드날 때마다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최근 우리 대통령의 방일은 일본 정치계가 그 결단과 용기를 인정하는 듯 하다. 한일협정 때 서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기본으로 협약했는데 그간 북에 기울고 그런 약속과 멀어져 한국에 대해 많이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진심어린 사과를 왜 시원하게 하지 않느냐? 고 하니 스스로 해야 진짜지 해라 해라 돈 내라~ 해서 한다면 진정성이 떨어지지 않겠는가, 두고 보라고 했다.
3년 간 적막했던 교토는 현재 그야말로 미어터지고 있다. 그런데도 골목이나 거리에 꽁초는 커녕 먼지 한 톨이 보이지 않는다.
서양인들이 대세이나 요란스런 중국인도 환경 영향인지 예의 있고 조용하여 구별이 안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교토의 봄 벚꽃은 변함없이 아름답고 매혹적이고 Breathtaking, 유학 시 살던 동네 데마치出町의 후타바 떡집은 어마한 긴 줄이 다시 여러 줄로 이어지고 있어 마침내 내가 알던 교토京都다워지고 있었다.
꽃 그늘 아래 생판 남인 사람은 하나도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