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절제된 삶
[특별기고] 절제된 삶
  • 괴산타임즈
  • 승인 2023.03.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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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용 논설위원
문민용 논설위원
문민용 논설위원

16세기 후반 프랑스의 철학자인 몽테뉴는 평생의 걸작인 ‘수상록’이라는 책을 남겼다. 그는 “탐욕은 일체를 얻고자 욕심내어서 도리어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라고 했다. 욕심은 탐욕이 되고, 이는 자신이 얻고자 하는 일체 모두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한 여행객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영국의 한 해변을 찾았다. 그는 가는 내내 휴가철을 넘긴 후라 한적하고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여행객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수많은 갈매기들이 모래사장 위에 죽어 있는 처참한 모습이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여행객은 죽은 갈매기들을 치우고 있는 사람에게 갈매기들이 죽은 원인을 물었다. 그 사람이 대답했다. “여행객들이 던져준 과자와 사탕들 때문이죠. 갈매기들은 그 달콤한 먹이들을 받아먹다가 그만 자연먹이에 대한 식욕을 잃어버리게 됐고, 휴가철이 지나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긴 후에도 여행객들의 달콤한 먹이만 기다리다가 굶어죽은 겁니다.” 탐욕에 물들어버린 갈매기들의 비참한 최후이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만족 유예”에 관한 실험을 했다. 4살짜리 아이들 600명을 대상으로, 4살 어린이 한 사람씩 각기 다른 방에 두고 맛있는 마시멜로(미국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 하나를 식탁 위에 놓고 “내가 15분 후에 돌아오겠는데 그때까지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리면 그때 상으로 마시멜로 하나를 더 줄게.”라고 약속하고 어린이 혼자 방에 남겨둔다.

책이나 TV도 없는 방에서 혼자서 15분을 그 달콤한 마시멜로를 보기 만하고 먹지 않는다는 것은 어린아이에게는 쉬운 것이 아니었다. 어떤 아이는 혼자 남게 되자마자 즉시 먹어 버리고, 어떤 어린이는 좀 참아보다가 도중에 포기하고 마시멜로를 먹어버리고, 아주 소수의 아이들만 끝까지 유혹을 이겨 냈다.

그로부터 10년 후, 대학 연구원들이 마시멜로 실험에 참가했든 어린이들을 소집했는데 600명 중 200명만 소집에 응하고 나머지는 소재 파악이 불가능했다. 이 200명 대상으로 마시멜로 실험에 성공한 어린이들과 실패한 어린이들의 지난 10년간의 성장 과정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는 15분을 기다려 마시멜로 한 개 더 상으로 받은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학업 성적이 뛰어나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훨씬 원활하고,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겨우 15분이었지만 눈앞의 마시멜로에 만족한 아이보다는 한순간의 유혹을 참고 기다렸던 아이들이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스토아학파의 비조인 제논의 제자 중에는 허영이 심하고 겉치레에만 치중하는 제자가 있었다. 그가 늘 절제하지 못한 삶을 살기에 제논은 그를 불러 야단을 쳤는데, 오히려 그 제자는 “그만한 돈이 있어서 쓰는데 그게 무슨 잘못이 되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때 제논은 “소금이 많이 있다고 요리사가 요리할 때에 소금을 잔뜩 집어넣어도 맛이 좋단 말이냐?”라고 훈계하였다고 한다. 그렇다. 소금을 얼마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가진 소금을 얼마큼 사용하느냐가 그 맛을 결정한다.

갈매기들은 관광객들이 주는 음식을 먹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사냥을 해서 먹는 것에 비해 너무 쉽게 얻을 수 있었고, 그들이 주는 음식은 너무 달콤하고 맛있었다. 그래서 그들이 떠나고 더 이상 먹이가 생기지 않았지만, 다시 노력하여 얻는 본래 먹이들이 시시하고 귀찮아졌다. 그렇게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지 않고 관광객들의 먹이만 기다리다 죽게 된 갈매기들의 최후는 안타깝고 비참하다.

하지만 그들이 선택한 최후이다.

우리 인생의 차이는 고작 15분으로 결정된다. 내가 좋아하는 마시멜로를 하나 더 먹기 위해 15분을 견뎌내느냐, 아니면 눈앞에 보이는 마시멜로를 먹어치우느냐의 차이이다. 

15분을 기다리면 맛있는 마시멜로를 한 개 더 먹을 수 있지만, 그 15분을 기다리지 못한다. 왜?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마시멜로를 당장 먹을 수 있으니까. 우리는 그 차이로 인해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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