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 숨은 시간 찾기
[특별연재] 숨은 시간 찾기
  • 괴산타임즈
  • 승인 2023.03.0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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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숙의 귀농이야기
여성친화도시군민참여단장
조금숙 씨.
조금숙 씨.

시간이 널럴할 때, 자신에게 묻습니다. 뭐 할거야? 묻고 나면 무엇을 하면서 지냈는 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기도 합니다. 때때로 필요하다고 하면 꼭, 재능이 아니어도 아낌없이 시간을 들여 도모했던 일들이 떠오릅니다.

괴산에 터를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길거리에 달린 현수막을 보고 면사무소를 찾아갔습니다. 주민자치위원 공개모집, 도시에서 살아오면서 활동했던 일이 다소나마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시간을 들이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회의에서 어느 날, 주민자치 프로그램으로 시행했으나 참여자가 적어서 폐지 한다는 것이었어요. 찾아가는 문해교실이었습니다.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면 강사비를 지급해야 하는 것이었지요.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것을 폐지하기로 결정되어서, 관심 많은 필자가 후속 대안이 있는 지 질문했지만 다른 대안은 없었어요. 마침 폐지된 프로그램이 진행되던 곳은 우리 동네였습니다. 그래서 자원봉사를 지원했습니다.

마을회관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두 시간 씩 진행하고 한 달에 하루는 할머니들을 모시고 청주로, 주덕으로 마실도 다녔습니다. 인터넷을 뒤져 성인 문해교실 교과서도 구입하고 중앙서림에서 노트도 구입해서 나눠 드리며 공을 드렸습니다.

이제는 떠나온 도시의 지인에게 연락하여 어린이 동화책을 수집하여 택배로 받기도 하면서 동화책 읽는 날을 진행하기도 했지요.

그렇게 몇 해를 진행했어요. 스스로가 대견스러운 숨은 시간입니다.

옛날로 돌아갈 수 없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논의 하는 중에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을 하여 노래교실을 만들었어요. 일주일에 두 시간은 자신을 즐겁게 하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래 강사도 수소문해서 추천하고 신청자들도 여기 저기, 전화하면서 모집했습니다.

열화와 같은 성원에 오십여명이 신청을 했고, 처음 모이는 날에 적극 주선했던 책임으로 총무 일을 떠맡게 되었지요. 모인 분들이 노령이어서 매주 노래교실 문자를 보내드렸어요. 시작하기 30분전에 미리 가서 의자도 펴고 히터도 틀고, 강사가 들고 오는 장비를 받아 설치도 거들었지요. 

진행하면서 차츰 참여 인원이 줄어들었어요. 문제가 시간에 맞춰 올 수 있는 이동수단이 여의치 않았던 거에요. 자신의 차량이 없는 노인들에겐 그림의 떡이 된 겁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공동체 지원사업으로 차량지원 사업을 기획해서 제출했으나 불가하다는 답변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교실 운영은 호황이었어요.

효잔치 때 마다 발표하는 기회를 가졌구요. 한 해는 송년회에서도 산타크로스 모자를 쓰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한번씩 발표하는 기회를 가지면 새로운 의욕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렇게 꼬박 5년을 진행했지요. 언젠가는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따뜻한 마음을 알아주는 좋은 일이 생길거라고 믿습니다. 스스로를 다독이는 숨은 시간 찾기입니다. 

바람이 많이 붑니다. 꽃바람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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