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풍현감 김홍도 아들 양기(초명 연록)의 그림을 만나다(4)
긍원 김양기(肯園 金良驥)의 산수도이다.
유리가 있는 액자에 보관되어 있다. 간략한 필선과 은은한 담채를 활용하여 단정하고 차분한 화풍으로 그려졌다.
화면 좌측 상단 제시 끝에 “조선긍원사병제(朝鮮肯園寫並題)”라는 관서가 있다. 일부에 누습흔, 얼룩, 구김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국립중앙박물관 글 참조)
봄의 온기는 깊은 산속 찬 바람을 밀어내고 죽은 듯 얼어붙은 땅 밑을 부드럽게 하여 새싹이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더딘 온기의 움직임은 사라지고 빠른 온기의 움직임에 동식물이 온 대지를 채워 나간다. 사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연풍현감 김홍도 아들 양기의 그림에 봄의 온기가 조용히 움직인다. 현감 김홍도는 연풍에서 세 번의 봄 온기를 맞이했다. 그 봄의 온기가 지금 연풍에 움직인다.
유만주(兪晩周)가 자신의 일기 ‘흠영(欽英)’에서 이렇게 썼다. “일이 없으면 하루가 마치 1년 같다. 이로써 일이 있게 되면 백 년이 1년 같을 줄을 알겠다. 마음이 고요하면 티끌세상(紅塵)이 바로 푸른 산 속(碧山)이다. 이로써 마음이 고요하지 않으면 푸른 산 속에 살아도 티끌세상과 한가지일 줄을 알겠다. 하루를 1년처럼 살고, 티끌세상에 살면서 푸른 산 속처럼 지낸다면, 이것이야말로 장생불사의 신선일 것이다.”(無事則一日如一年. 以此知有事則百年猶一年也. 心靜則紅塵是碧山. 以此知心不靜則碧山亦紅塵也. 一日一年, 紅塵碧山, 則便是長生久視之仙矣.)(정민 세설신어 [213] 홍진벽산(紅塵碧山)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