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마음의 공명
[특별기고] 마음의 공명
  • 괴산타임즈
  • 승인 2023.02.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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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용 논설위원
문민용 논설위원
문민용 논설위원

자연은 진동의 세계이다. 모든 존재들은 진동의 영향을 받고 영향을 준다. 이처럼 물체가 스스로 낼 수 있는 소리의 주파수 즉 고유진동수와 같은 주파수의 소리를 만나 저절로 울리는 현상을 공명이라고한다.

이러한 공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곳에서 쓰이고 있다. 물건이 떨어지면서 나는 소리, 우리가 음식을 조리할 때 사용하는 전자레인지, 자기공명 단층촬영 장치인 MRI 등이 이에 해당된다.

나는 차를 운전할 때면 그 혼자만의 시간을 위해 라디오를 켜곤 한다. 지금은 자동차가 좋아져서 버튼만 눌러도 라디오 채널이 바뀌지만 예전에는 다이얼식으로 돌려서 한 자릿수까지 꼼꼼히 맞춰야 내가 원하는 방송을 들을 수 있었다.

이처럼 우리가 라디오를 듣기 위해서는 같은 주파수로 맞춰야하는 데 이것 또한 공명의 원리이다. 물론 TV의 채널을 바꾸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공명 현상을 이용하여 방송국이 출력하는 방송을 우리가 집이나 차에서나 어디에서든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오래전 유명한 합창 지휘 선생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 한 합창단의 합창을 들으시고는 “너희가 내는 도 음은 모두 달라.” 꽤나 아름다운 합창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선생님께서는 합창단에서 너희가 함께 음을 내지만 모두 다르고 그것이 틀렸다고 지적하셨다.이게 무슨 말일까?

음악과 수학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음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도레미파솔라시도’ 7음계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가 만든 음계에서 발전한 것이기 때문이다.

피타고라스 이후 수학자들은 소리 자체를 기하학적으로 표현하는 데 공을 들였고 마침내 소리를 도형으로 나타낼 수 있는 실험 장치를 고안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많은 발전을 거쳐서 소리의 진동을 통하여 7가지의 음을 기본으로 그 외의 음들과 여러 가지 옥타브까지 구분하여 지금의 음악 체계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우리는 그 수치를 기준으로 성립한 이론을 통하여 음악을 기록할 수 있고 그것을 토대로 같은 음악을 공유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 음의 높낮이의 미세함까지 맞지 않으면 제대로 된 공명이 일어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지휘자 선생님은 다 같이 노래를 부르지만 같은 공명이 아니기에 틀렸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주파수를 한 자릿수까지 정확하게 맞춰야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듯이 정확한 높낮이로 세밀하게 맞춰져야 공명이 일어난다. 그것이 제대로 된 공명의 조건이다.

1850년에 프랑스에서 발생한 앙제 다리(Angers Bridge) 사고가 있다. 478명의 군인들이 일제히 발을 맞추며 앙제 다리를 걸어가다가 공명이 일어나 다리가 무너져 버렸는데, 이 사고로 226명의 군인들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하였다.

그 이전인 1831년 영국 맨체스터에서도 군인들의 행진에 의해 다리가 붕괴되는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영국의 한 보병 부대가 현수교를 지나가는데 우연히 다리 고유의 진동수에 맞춰 행진하는 바람에 다리가 무너졌다.

행진하는 군인의 규칙적인 발걸음이 다리의 고유 진동수 중 하나와 같아 진폭이 증가해 커다란 진동이 생긴 것이다.

만약 군인들이 일사불란하게 발을 맞추어 행진하지 않고, 그냥 무질서하게 걸어갔더라면 공명현상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따라서 다리가 무너지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1940년 7월 1일 개통된 워싱턴 주의 타코마 협교가 세워진지 4개월 만에 가벼운 돌풍에 무너진 것 또한 같은 원리이다.

역시 바람이 다리의 진동수와 공명하면서 진폭이 점점 커져 끝내 무너지게 된 것이다.

이처럼 고유진동수를 가지고 있는 물체끼리는 서로 큰 영향을 주고받게 된다. 반대로 고유진동수가 다르면 서로 간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이런 공진현상은 사물에서만이 아니라 사람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서로 성향이 같은 사람들이 마음이 잘 통하기도 하고,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끼리 자주 싸우기도 한다.

이처럼 마음의 공명은 다리를 무너뜨리는 큰 힘을 발휘하거나 아름다운 음악이 되기도 한다. 우리 마음의 공명을 하나로 맞추면 우리는 무엇이든 함께 헤쳐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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