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우(중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연풍현감 김홍도 아들 양기(초명 연록)의 그림을 만나다(2)
작품해설 : 김양기(자字 천리千里, 호號 긍원肯園· 랑곡浪谷)는 김홍도의 아들로, 조희룡과 교류 관계가 있었다는 행적 외에는 알려진 바가 없으며 공개된 작품 또한 드물다.
그 동안 공개된 산수화나 영모화를 보면 아버지의 화풍과 비슷하고, 아버지가 워낙 유명한 화가였던 탓인지 그 그늘 아래서 벗어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물에서 노니는 오리는 그림의 소재로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그려졌다. 오리나 원앙과 같은 물새류는 고려청자 문양에서 확인된다.
조선 초에도 그림으로 그려졌고 조선 중기 화단에서는 이징(李澄)의 사계영모도(四季翎毛圖)에서도 보인다.
특히 김홍도는 산수를 배경으로 그린 명품을 남겼으며 조선 말기에도 이러한 전통은 꾸준히 이어졌다. 이 그림에서는 화면 중앙에 비스듬히 흐르는 시내가 있고 암수 한 쌍의 오리가 노닐고 있는 모습을 비교적 크게 나타냈다.
배경이 되는 바위는 좌우로 나뉘어 있어 바위 사이를 유유히 헤엄쳐 가는 오리의 모습이 잘 포착되어 있다.
오른쪽 상단에는 연분홍 꽃이 핀 복숭아 나무를 곁들여서 따사로운 봄날의 물가 풍경과 오리 부부의 정겨움이 잘 나타나 있다. (참조 국립중앙박물관)
연풍현감 김홍도 아들 양기가 그림을 그렸다. 한 쌍의 오리! 어느 봄날 연풍의 풍경을 옮겨 놓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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