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순간들 두 섬 이야기
위대한 순간들 두 섬 이야기
  • 괴산타임즈
  • 승인 2022.11.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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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이승신 시인이 동경 메구로 강 6키로에 늘어진 밤 사쿠라 배경으로  -  2016  3  28  동경
이승신 시인이 동경 메구로 강 6키로에 늘어진 밤 사쿠라 배경으로 - 2016 3 28 동경

갑작스레 많은 청춘이 스러져 간 엄중한 시기에 이런 소소한 글을 써도 되나 망서려지지만 기억하는 순간을 적기로 한다.

언제 나는 글을 쓰게 되는가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중 하나는 위대한 순간을 만나는 때이다. 몇 주가 지났지만 위대한 순간이 있었다.

지난 해 흩어져 있는 대학 동기들과 처음 연결이 되었고 코로나지만 대면도 하자고 했다. 거제도를 가기로 했다.

자주 일본도 가고 오래 살던 미국도 갔었는데 코로나로 세상이 올 스톱했고 3년 넘어 해외는 물론 시골도 제대로 가보질 못 했었다.

일본의 지성인 분이 우리 집에 일주일 머물기로 하였고 몇 해 몰두한 저서들이 나와야 했고 사회 일도 쌓였으나 반가움에 턱 약속을 했다.

몇 천 명 뽑는 대학에서 영문과에 최고득점으로 들어간 똑똑한 친구들이요 우리 생에 가장 예쁘고 순수한 시기를 함께 해서인가 설레었다.

십 몇 년 만에 온 거제도는 바닷가 거대한 리조트와 섬이 시골이라 할 수 없게 전보다 세련되어 있었다.

11명 친구가 '너 고대로다~ ' 에서부터 밤 늦게까지 이야기가 이어진다. 어려서의 특징이 그대로 나온다. 살아온 삶을 2 박에 다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러나 긴 듯 순간만 같은 삶을 다시 돌아본 소중한 순간이었다.

대도시 지저분한 간판이 없고 어디든 초록빛 바다인 긴 드라이브 길이 아름다웠고 몽돌 해변과 떠있는 섬들을 바라봄은 힐링이었다. 바람의 언덕 풍차 언덕에서 내려다 본 경치 등 해외를 못 가는 시기, 눈에 들어오는 내 나라 풍광이 흐믓하다.

그 중 감탄한 것이 사람 손 가지 않은 해금강이다. 
가는 동안 거기 가면 진짜 강이 있어요? 내내 물었지만 아무도 답을 주지 않았다. 
후에야 바다해海 금강산, 바다에 있는 최고 금강산이라는 걸 깨우친다
.
보던 중 깊은 감동을 주는 섬이요, 빽빽한 동백나무 청정 숲을 한참 지나 높은 언덕 꼭대기에 서서 바라다본 해금강 작은 섬은 보석 같았다. 지중해 경관에 비할 바가 아니다. 과연 위대한 순간이다.

위도로 가는 뱃길에 바다 저 밑에서 불끈 솟구쳐 오른 해금강 절벽과 동굴을 바로 앞에서 세세히 다시 볼 수 있었다.

아~ 그리고는 마침내 위도, 말만 들었지 처음이다.
살망할 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실망하지 않았다.

아담한 섬이 깎아지른 언덕이었다. 이창호 씨 부부가 1969년 아무도 찾지 않는 그 섬을 구입하고 수십 년 심고 닦고 가꾸었다고 한다. 심혈을 기울인 것이 절절이 느껴진다. 몇 대통령의 방문 사진이 무색하다.

거제도에서도 위대한 정신을 만났었다. 매미 성이라고 커다란 파도 풍랑으로 마을이 사라져 갈 때 홀로 돌을 모아 그 앞에 성을 쌓은 분이 있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영국 중세에 세워진 요크 등 많은 돌 성을 생각나게 한다. 아직은 작은 규모이나 수 많은 세월 후 사람들은 매미 성을 바라보며 위대한 그 정신을 이야기할 것이다.

작은 섬 위도는 배 내리는 입구부터 이국적 정취가 스페인의 한 풍광을 상기하게 한다. 드라마 겨울연가를 촬영했다는데 손수 심은 740 종 아열대 나무들이 하나같이 고급스럽다. 바다를 향한 겨우 두어 명 들어갈 예배당과 십자가가 깊이를 더해주고도 있다.

한 생애 이런 애씀과 노력으로 지구 한 모퉁이를 아름답게 빛나게 하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세계의 많은 후예가 누리고 감사하며 그 정신을 떠올릴 것이다.

10대 20대 매일 보던 동무들과 함께한 순간들, 긴 세월 거제에 매미 성을 혼자 세우고 있는 분의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 위도 보타니아의 아름다움을 일군 두 분의 위대한 정신을 가슴에 새겨본다.

위도에 생을 바친 두 분 가신 후로는 아들이 이어 지킨다고 하는데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유럽의 화려한 캣슬을 서로 안 받겠다고 피한다지 않는가.
어려운 그 효심이 잘 이어지길 빈다.

서울에 내리자마자 코로나 기운으로 고생 좀 했지만 그 순간 순간을 잊지 않으려 오늘도 나는 기록을 한다.  

얼마나 많은 위대한 순간들을 버려왔던가
문학은 기록, 살아있는 순간의 영혼을 새기는 증서

 

위도의 스페인 풍 지붕들
해금강 밑 동굴
지금도 진행 중인 거제도 매미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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