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조용한 해고(Quiet Firing)의 경제학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조용한 해고(Quiet Firing)의 경제학
  • 괴산타임즈
  • 승인 2022.11.1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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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전 교수·개미행정사 대표(공학박사)
김영일 교수
김영일 교수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은 직장을 그만 두다 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직장에서의 일을 최소한으로 하겠다 라는 의미를 뜻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신조어로, 미국(美)서 처음 등장해 전 세계로 번졌다. 

미국 뉴욕의 직장인 자이들 펠린(Zaidle Ppelin, 20대 엔지니어)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 계정에 조용한 사직이란 일을 더 잘하려는 생각을 그만두는 것이라고 올린 영상에서 2030 직장인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자이들 펠린은 17초짜리 영상에서 지금 조용한 사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일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주어진 일 이상의 노동과 열정을 바라는 허슬(Hustle) 문화를 그만두는 것이라며 일은 당신의 삶이 아니다.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하는 일의 결과물로 정의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The Gallup)은 지난 9월에 미국인 18세 이상 근로자 1만 5,000여 명을 설문조사한 뒤 미국인 근로자 50% 이상이 사실상 조용한 사직 중이라고 밝혔다. 갤럽은 응답자들에게 업무 몰입도를 물어본 결과 각각 업무에 몰입 중(32%)이라거나 큰 불만을 갖고 있다(18%)고 답한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50%에 주목했다. 

이들을 일에 열중하거나, 큰 불만도 없이 회사를 다니는 조용한 퇴사자로 분석한 것이다. 갤럽은 특히 35세 미만 청년 근로자들의 직장에 대한 기대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The Hill) 역시 조용한 사직은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MZ(Millennials and Gen Z)세대가 주도한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초래한 대퇴직(Great Resignation)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

또 정치 전문 매체 더힐(The Hill)은 더 이상 꿈의 직업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직업을 찾는 MZ세대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다니는 회사를 평생직장으로 여기지 않으며, 더는 회사를 위해 자신의 창의성을 낭비하지 않고 꿈을 위해 남겨 두려는 성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서구권에는 이들을 게으른 직원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영국 BBC방송은 조용한 사직에 맞서 기업은 게으른 직원에게 업무를 주지 않는 등 조용한 해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최근 물가가 치솟는 인플레이션(Inflation)에 실질 임금이 낮아지면서 조용한 사직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도 조용한 사직이 2023년 트렌드(Trend)로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고생만 더 할 것 같은데…. 채용 플랫폼 사람인(Saramin)이 지난해 12월 직장인 3,92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0%가 딱 월급 받은 만큼만 일하면 된다고 응답했다. 

이런 조용한 사직 분위기가 기업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무조건 비판하기보다는 합리적인 보상 체계를 만들고 내적 동기 부여를 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일과 삶의 균형을 말하는 워라밸과 딱 월급 수준만 일하자라는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 맞물리면서 일부 기업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이라는 표현은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 개인의 업무와 사생활 간의 균형을 묘사하는 단어로 처음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각 단어의 앞 글자를 딴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주로 사용된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 WashingtonPost)는 직장인이 개인 생활보다 일을 중시하고 일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라이프스타일(Life Style)을 더는 추구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리더스다이제스트(Reader`s Digest)는 조용한 사직을 근로자가 일 중독에 대항하는 방법으로 설명했다. 매체는 지시받는 일만 하지만 남는 시간을 학업이나 육아 등에 전념한다는 점에서 근무태도와 관련 있는 나태와는 다르고, 자발적 업무 축소라는 점에서 과다 업무로 지친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과도 다르다고 봤다.

기업 측에서도 조용한 해고(Quiet Firing)라는 대응 방법을 내놨다.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2년 연속 연봉을 동결하고, 승진 누락, 성장 기회 박탈, 업무 피드백 제외 등이 조용한 해고 징후로 알려졌다.

워라밸은 연봉에 상관없이 높은 업무 강도에 시달리거나, 퇴근 후 SNS로 하는 업무지시, 잦은 야근 등으로 개인적인 삶이 없어진 현대사회에서 직장이나 직업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조용한 사직은 승진보다 더 쾌적한 삶을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회사원들 사이에서 통용되고 있다. 포춘(Fortune)은 회사는 조용한 퇴사자들에게 학습시간을 제공하고 소통하라며 기업과 근로자 간 소통을 강조했다. 

기업은 직원들이 업무를 진취적으로 하길 원하지만, 정작 회사원들은 퇴근 시간 이전에 이미 퇴근 준비를 하거나, 각종 기획 아이템 요청에도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MZ세대에게는 보수나 복지보다 구성원이 함께 성장해갈 수 있는 회사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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