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rah 의 졸업식 2022
Farrah 의 졸업식 2022
  • 임성호 기자
  • 승인 2022.08.08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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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이승신 시인이 동경 메구로 강 6키로에 늘어진 밤 사쿠라 배경으로  -  2016  3  28  동경
이승신 시인이 동경 메구로 강 6키로에 늘어진 밤 사쿠라 배경으로 - 2016 3 28 동경

자식 자랑보다 더 한 게 손주 자랑이라고 했다.

그래서 참다가 하게 되면 친구들도 할 게 있어 벌금을 내기도 한다.

얼마 전 손녀 딸 화라 Farrah가 전국 수영대회에서 메달 딴 걸 알렸고 곧 미국 초등학교의 전교 회장 선거에서 14명 후보자의 스피치로 한 투표에서 회장이 된 데 이어 지난 달에는 5학년이면 졸업하는 초등학교 졸업식에서 대표로 스피치를 했다.

미국에서 서울로 내 손 잡고 온 어린 아들이 서울의 그 학교를 대표로 졸업하며 커다란 실버 컵 트로피를 받은 기억이 있어 가고 싶었는데 팬데믹으로 부모 외에 갈 수가 없어 아쉬우나 뒷전에 있어야 했다. 졸업식 후에도 학교 공부가 더 있어 이제야 녹화된 스피치를 받아보며 기록으로 여기 Sunshine 하미 글방에 올려본다.

세월도 많이 지났지만 요즘 아이들은 하나같이 똘똘하고 아는 것도 많고 서너 살이 되면 영어 중국어 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에 운동에 악기에 시작 안 하는 게 없다.

동생이 연이어 나오고 엄마가 당시 약해서 외할머니가 나를 초반에 기르셨는데

생일이 4월이 지나면 다음 해 초등학교를 가야 해 그때 그걸 따르는 사람은 별 없었으나 생일이 5월인 나는 한국 나이 여덟 살이 되어 초등에 갔고 그 무렵에야 한글을 할머니에게 배웠다. 영어 알파벳은 중학교 가서 배우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강연 연설할 기회가 늘어나 교토에서 공부를 하며 한탄을 했었다. 

왜 나의 아버지 어머니는 특히 일본어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고 일본 기자가 쓰기까지 했던데 '나에게 일어도 공부하렴~' 소리를 한 번도 안 하였을까.

뒤늦게 공부하니 보통 일이 아니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일제 시대 태어나 한국 학교에서도 일어로만 배운 분들이 집에서 일어로 대화하는 걸 본 적도 없다.

다 잊은 수십 년 전 나의 한국 초등학교 졸업식 기억도 떠오른다. 광화문 한 복판 손바닥 만한 운동장에 교실이 모자라 3부제를 하기도 했다. 감기로 할머니가 겨울 석 달을 학교에 보내지 않은 때도 있다. 

그러다 6학년 남학생 7백 명 여학생 5백 명의 여학생 대표로 내가 졸업 상장을 받았던 날도 있었다. 아버지 얼굴에 가득했던 환한 표정이 떠오른다. 그 표정으로 어린 내 가슴이 꽉 찼었다.

한참 후 아버지 천국 가시는 순간 떠오른 것은 이젠 누구를 기쁘게 해드리려 일과 공부를 하는가 였다.   

화라 스피치로 지난 2년 반 그 아까운 시간에 코로나로 거의 비대면 공부를 했다는 것, 그 아빠가 다닐 때는 나도 갔었지만 화라 때는 못 가본 그 학교의 사정, 앞으로의 포부 등을 알게 되었다. 마냥 애기로 만 보았는데 벌써 11살 훌쩍 자란 느낌이다.

화라 부모의 기쁜 마음을 상상해 본다. 아이 기르기 만큼 세상에 힘든 일이 있을까마는 그러한 때면 뿌듯한 보람도 느낄 것이다. 그러면서 이 엄마의 마음을 이제는 알아주었으면 은근히 기대하게도 된다.

나도 날을 듯한 때가 있었지. 이 졸업식으로 아들 기른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눈 앞을 스친다.

어려서 상을 받고 대표자가 된다고 일생이 고대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돌아보면 정신적 여유가 생기고 어린 가슴에 자존감 자신감이 좀 들어서는 듯은 하다. 그래서 삶과 일에 자유로이 도전하는 마음이 생기게도 된다.

콤퓨터가 있나 스마트 폰이 있었나 외국어를 중학 가서야 첨 접하던 깜깜이 시대였는데 지금은 달나라 화성을 가는 우주 시대에 AI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려는 시대, 지구가 촌이 되어버린 시대, 그렇다면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된 시대의 세계는 또 어떠할까. 우리 부모 세대가 우리의 지금을 상상 못 했 듯, 이 아이들의 미래는 짐작할 수 조차 없다. 전혀 상상 못 할 시대가 될 것이라는 것만 상상될 뿐이다.

'어린이는 나라의 기둥, 미래의 주인' 이라던 초등 때 교장 선생님의 찌렁찌렁한 말씀이 기억난다. 새하얀 도화지에 이제부터 일생을 그려나가는 것이라는 말도 들었었다.

AI가 수준급 그림도 그리고 시도 쓰게 된다는데 그러나 변하지 않아야 할 것도 있다.

그렇다면 커서는 어떤 사람이 되도록 격려해 줄까.

학자 과학자 정치가, 아니 멋진 예술가는 어때, 생각이 바뀌다가도 결론은 몸과 SOUL이 강건하고 마음 너그럽고 주위에 사랑받는 바른 인간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남자가 아직도 우위인 이 세상에서 여유를 가지고 남성 여성을 똑같이 대하고, 승리하면 진 사람을 배려하고 이기면 겸손할 줄 알 것이며, 목표가 고상하고 친절하고 유머가 넘치는 아름다운 인간이기를 바란다.

참으로 훌륭한 것은 모두 소박하다는 것과 참으로 강한 힘은 사랑과 용서와 인내라는 것을,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알 것이며, 육안으로 안 보이는 저 위대한 힘에 도움을 청하는 슬기로운 그런 화라이기를, 저들을 위한 더 좋은 세상이기를 그래서 오늘도 간절히 기도를 드리게 된다.

Farrah Chung 대표 스피치
Farrah Chung 대표 스피치
자랑스런 화라 부모 2022  6  3
Prest 교장 선생님 Seoul Foreign School
한 학년 한 명만 새겨진 벽엔 아빠 Andrew 이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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