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
영웅들
  • 괴산타임즈
  • 승인 2021.10.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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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이승신 시인이 동경 메구로 강 6키로에 늘어진 밤 사쿠라 배경으로  -  2016  3  28  동경
이승신 시인이 동경 메구로 강 6키로에 늘어진 밤 사쿠라 배경으로 - 2016 3 28 동경

도쿄 올림픽이 끝났다.

일년 연장하고서도 한다 안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최악인 한일관계에 상호가 현안을 다룬다면 참석하겠다는 우리 정상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올림픽을 위주로 하는 만남이길 원한다 하여 정상회담도 무산되었다.

수십 조 이상이 들었고 일년 연장에 든 비용만도 4 조가 넘는다고 한다.

만명만 관객을 받기로 하여 일인당 티켓과 17 박이 5 천만원 가까웠는데 아는 지인도 신청에 떨어졌다고 낙담하였으나 그마저 결국에는 무관중이 되어버렸다.

많이들 잊었겠으나 나는 당시 일본이 두 번째 올림픽 개최를 따내던 과정이 생각난다. 2011년 3월, 산더미 같은 파도가 동일본을 덮쳤고 마을들이 사라지고 몇 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때 세계는 그들의 갑작스런 큰 시련을 대하는 인내 태도 마음씨를 보며 감동을 했다.  그들을 듣고 보며 '인류의 진화'라고 침이 마르게 말했다.

한 달 넘어 식재료를 구할 수가 없었는데 수퍼의 긴 줄을 서서 자기 차례에 받아들은 식품을 뒷줄에 섰는 사람에게 넘겨주었고, 집의 임신한 부인이 파도에 쓸려갔는데도 눈물을 삼키며 다른 사람들을 분주히 구조했었다.

나는 그때 250여 수의 시도 나왔지만 KBS 팀과 그 마을에 특집 다큐를 찍으러 가서 쓰러진 방파제, 사라진 마을과 집의 그 황량한 광경을 두 눈으로 보았다.

그런 스토리가 TV 방송으로 하루 이틀이 아니고 여러 달 매일 방영되자 유럽과 미국 등 특히 선진국들이 그 태도와 마음을 보며 커다란 동정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 면도 있어 그후 경쟁이 치열한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는 생각을 나는 했다. 그게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런 걸 보면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졌다고 기뻐 펄쩍 뛸 일도 티켓을 그때 못 따냈다고 울 일도 아니었다.

들인 돈 뿐이 아니라 십년 가까이 우리의 88 올림픽처럼 그 이벤트에 혼신을 다했겠고 뒷감당을 다 어이 할 지는 모르겠으나, 마침내 내가 내린 결론은 하길 잘 했다는 것이다. 나를 포함한 세계의 시청자들과 무엇보다 참가한 선수들을 위해서는.

세계인 누구나 어디서든 코로나로 나갈 수 없는 시기이고 무더위로 지쳐 있었다. 각 나라에서 지난 5년 온 몸과 마음을 바쳐 훈련한 선수들에게는 이번 올림픽이 캔슬되었다면 8년 간의 인터벌 후에나 참가할 수 있는 행사였다.

여러모로 지친 이들에게 큰 힐링이 되었다.

워싱톤에서 방학에 귀국하니 마침 서울 올림픽으로 나라가 들떠 있었다. 작가 박완서 씨가 한국은 마치 1988 년 이후의 삶은 없는 것 같이 산다고 쓴 기억도 있다.

2008 년 여름엔 파리의 숙소에서 동양의 베이징 올림픽을 매일 보기도 했다. 좁아진 지구에서 인류의 마음이 가까워지는 4년에 한 번 오는 그야말로 세계의 축제이다.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알았겠으나 세계적 선수도 그렇고 국내 선수들도 많이가 내게는 새롭게 다가 온 인물들이다.

코로나 전에 도쿄에 갔을 때 TV로 매일매일 수많은 참가 선수들을 자세히 알리는 걸 보면서 신선했고, 우리도 저렇게 올림픽 훨씬 전부터 선수들을 알려주면 사기가 더 올라갈 텐데 싶었다.

그런 세심함이 이번에 일본이 3 위 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늘 올림픽 즈음에야 선수들 얼굴이 나오고 그것도 메달 가능성이 있어야 나오게 된다. 사람이 상금 하나만으로 움직이는 건 아니다.

코로나 19로 더구나 델타 변이까지 일어난 최악의 환경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메달을 따내는 것은 물론, 그러지 못했어도 선수들이 일구어낸 과정과 쏟아부은 열정과 집념, 정신력이 감동이었고 큰 위로가 되었다. 희망의 한 줄기를 준 그들은 진실로 영웅이었다.

이런 시절만 아니었다면 경기 티켓을 못 구했어도 바로 옆 도쿄를 가 사람들과 그 분위기를 맛보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제부터는 패럴림픽 올림픽이다.

지난 과거를 보아도 올림픽이 다하면 끝난 것으로 생각해 일상으로 돌아갔고 패럴림픽의 시청률은 떨어졌었다.

그러나 이번은 다를 것이다.

코로나 변이와 무더위로 갈 곳도 없고 나갈 수도 없고  거기다 그런 긴 고역, 시련에 성찰을 거치며 나부터도 성숙해졌고 배려심도 좀 늘었다고 생각된다.

아주 소소한 일상에 감사하게 되었고, 주위의 핸디캡이나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전보다 확실히 깊어졌다. 그래서 더한 감동을 기대해 본다.

이래저래 올 해 패럴림픽 시청율은 역대 최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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