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연풍성지(天主敎 延豊聖地)
천주교 연풍성지(天主敎 延豊聖地)
  • 괴산타임즈
  • 승인 2021.05.2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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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서 박사 / 전 공무원
주영서 박사.
주영서 박사.

연풍성지는 괴산군 연풍면에 있는 가톨릭 신자들의 순교지이다. 순교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 강요와 박해를 무릅쓰고 목숨을 바치는 것으로 이곳은 1791년(정조 15년)의 신해교난(辛亥敎難)을 피하여 연풍지역에 은거하던 천주교 신자 추순옥(秋順玉), 이윤일(李尹一), 김병숙, 김말당, 김마루 등이 1801년(순조 1년) 신유교난(辛酉敎難) 때 처형당한 자리에 조성한 천주교 성지이다.

성지가 소재하는 연풍면은 영남지방과 기호지방의 경계인 백두대간 이화령의 서북쪽 바로 아래에 위치하여 지금처럼 교통망이 정비되기 이전까지는 오지 중의 오지였으므로 조선말 극심했던 천주교 박해를 피해 은신하기에 적당한 장소여서 일찍이 19세기 초부터 천주교 교우촌이 형성되었던 곳이다.

새로이 성당이 지어지기 이전에 예배 장소로 사용되던 건물은 연풍향청이라고 불리며 옛 관아에 속한 건물로 충청북도 문화재자료 제13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건물은 조선 말기에 형방이 사용하던 곳으로 많은 천주교도가 고초를 겪었던 곳이었으며, 그 이후로 헌병주재소, 경찰지서 등으로 사용되다가 1963년 천주교유지재단이 예배당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매입하였고, 향청 터를 정리하던 중 박해 때 천주교인을 처형한 형구돌이 발견되어 1974년부터 성역화 사업을 시작하였다.

연풍성지에는 높이 8.5m에 이르는 대형 십자가와 황석두(黃錫斗, 1813년~1866년) 성인의 동상과 묘소, 성모 마리아상, 1866년 3월 30일, 충남 보령의 갈매못(현재 보령시 오천면 영보리)에서 순교한 다블뤼(안 안토니오, Marie Nicolas Antoine Daveluy) 주교, 위앵(민 루카, Martin Luc Huin) 신부, 오메트로(오 베드로, Pierre Aumaître) 신부, 장주기(요셉) 회장, 황석두(루카) 회장 등 다섯 분의 성인상과 순교 현양 비, 연풍 향청 터를 정리할 때 발견된 천주교인들을 교수형에 처했던 교수형 형구돌 3기, 최초의 한국인 주교인 노기남 대주교의 동상 등이 있다.

성지 내에 묘소가 있는 황석두 성인은 1813년(순조 13년)에 연풍현 병방(兵房)골(현재 괴산군 장연면 방곡리)의 부유한 양반 가문에서 태어났으며 1834년 천주교 신앙을 진리로 받아들여 영세 입교했고, 1866년 병인박해 때 동고동락했던 마리 다블뤼 주교, 위앵 신부, 오메트르 신부와 함께 피체되어 서울로 압송되었고 가혹한 고초를 겪으면서도 믿음을 저버리지 않자 다시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의 갈매못으로 끌려가 3명의 신부와 함께 순교하였다. 

1968년 10월 6일에 병인순교 복자 24위에 포함되어 성 베드로성당에서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복자로 시복되었고 1984년 5월 6일에 한국 순교 성인 103위에 포함되어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성인으로 시성되었다. 황석두 루카의 묘소는 본래는 평해 황씨 선영에 있었는데 1980년에 발굴하여 그 유해를 수안보 성당에 안치했다가 1982년에 이곳으로 이장하였다.

연풍성지는 천주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시작하던 시기에 믿음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지에 조성되어 순교 당시의 비극을 말해주는 교수형 형구돌, 옛 향청(형방) 건물 등이 남아 있어 지역의 역사와 천주교도들의 숭고한 신앙심을 실감할 수 있는 의미가 깊은 성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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