延中有弘(연풍에 김홍도가 있다) - 도화서 이야기(32)
이근우(중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이근우(중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충청도 연풍현감 김홍도, 부임한 지 달포쯤 지난 어느 날 김홍도는 아전과 통인을 대동하고 고을 사람들이 이 추운 겨울 어찌 지내고 있는지 곳곳을 살펴보았다. 비록 한양의 활기찬 모습과는 비할 바 못 되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순박하고 넉넉해 보였다.
어디선가 까치 소리가 들린다. 관아 풍락헌 현판을 올려다보자 풍요로움을 즐기는 곳이라 글귀가 눈에 뛴다. 그 옆 느티나무 가지에 둥지 튼 까치의 울음소리가 더욱 마음을 달뜨게 만들었다.
김홍도 : 저~까치 울음소리가 맑고 몸짓이 평화로워 보이는구나.
아전 : 까치가 좋은 소식을 가져다준다고 하여 길조라 하지 않습니까? 이른 아침부터 까치가 우는 것을 보니 길한 손님이라도 오실 것 같습니다.
김홍도 : 그렇지 까치는 머리가 좋아 마을 사람들 얼굴을 기억하고 있다가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운다고도 들었네, 그래서 화원들은 기쁨을 나타내는 의미를 지닌 소재로 까치를 그리기도 하지.
아전 : 그런 깊은 뜻이 있었군요. 나리! 그런데 이곳 여기 연풍 야산에는 유난히 꿩이 많기도 합니다.
김홍도 : 그러한가? 꿩이 많다는 이야기는 들과 산에 먹을 것이 풍성하다는 것이니 연풍 땅은 참으로 길한 곳이군.
꿩이 많이 산다는 아전의 이야기가 마음에 든 현감 김홍도는 자신을 반기는 까치 우는 소리를 들으며 자신을 연풍으로 보낸 정조 대왕에게 크나큰 성은을 어찌 보답할까 고심하였다. (조선의 아트저널리스트 김홍도, 살림, 2016 발췌) 구구소한도, 까치와 꿩 소리가 연풍 구석구석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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