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시인·수필가
휘몰아치는 차디찬 바람
마음 둘 곳 없는 홀로 선 배 한 척
일렁일렁 기우뚱거려 두렵고 외롭다
바다 깊은 곳에서 갈 바를 알지 못해
이리 둘러보고 저리 둘러 봐도
먹구름 잔뜩 낀 세상 절벽뿐이다
망망한 대로 앞에 홀로 서
넘어지고 또 넘어져 호흡조차 힘들어
얼음장 같은 냉가슴 앓고 있다
모진 세파 짙은 안개 속 헤매고
바라볼 수 없는 내일 밀려올지라도
살아갈 용기 잃지 않으련다.
쓰디쓴 칼바람 가슴판으로 막아
몸과 맘 문드러지고 저려와 공통 속에
견디어 보려고 해도 버틸 수 없는
인생 끝자락에 선 갈대 같은 맘일지라도
지체치 않고 영혼의 금자탑 쌓으련다.
불확실한 혹한기 맞아 휘몰아쳐 와
숨 가뿐 나날들 숨죽여 살아갈 때
멍들 때로 멍든 멍멍한 속내 위로받으며
내일의 희망 놓지 않으련다.
“상한 갈대를 꺽지 않니하며
꺼져가는 심지 끄지 않는다.” 는
천상 말씀 마음 판에 담아두련다
그날 그때 우리의 소원 이뤄
이 땅 절망 물러가고 평화가 봄날 되어
생명의 빛 비치게 하옵소서
저작권자 © 괴산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