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家庭)의 세태(世態)
가정(家庭)의 세태(世態)
  • 괴산타임즈
  • 승인 2020.09.2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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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남윤봉 교수.
남윤봉 교수.

우리는 한 가정의 구성원으로 살고 있다. 이 구성원을 가족(家族)이라고 한다.

가정(家庭)은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사회의 가장 작은 집단으로서 공동사회의 기초가 된다. 가정이 건강하고 평안하면 사회전체 더 나아가서는 온 나라가 건강하고 평안하게 된다. 그래서 국가에서도 각 가정의 평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들 가정은 사회의 기초집단이기에 사회적 변천이 있게 되면 가정의 모습도 변화하게 마련이다. 

가정의 변천을 살펴보면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2005년 이전의 모습과 또 하나는 2005년 이후의 모습이다. 2005년 이전의 우리들 가정은 민법(民法)에 근거하여 호주제도(戶主制度)를 근간으로 하는 남성위주의 가부장적 가족제도 였다. 이 제도는 조선시대부터 농업경제와 유교적 사상을 바탕으로 수 백년 간을 유지해 왔다.

이 호주제도는 오랜 세월을 지탱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남성위주의 가족제도라는 점에서 남녀평등을 저해하는 요소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호주제도는 호주에게 가족을 통솔하는 여러 권한을 주고 있는 특징도 있다.

이런 점들로 인해 남녀평등사회를 지향하는 사회적 변천에 따라 이 제도가 가지고 있는 모순을 제거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높아짐으로 2005년 3월 31일자로 민법일부개정 절차에 의해 호주제도는 폐지되었다. 이어서 호주제도에 관한 “호적법(戶籍法)”을 폐지하면서 그 대체입법으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다. 

개정 민법은 가족의 범위를 기본적으로는 “배우자. 직계혈족. 형제자매”로 규정하고. 생계를 같이하는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배우자의 형제자매”를 포함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이렇게 법률상으로는 가정의 구성원을 가족이라 하고. 호주라는단어는 물론이고 가장(家長)이라는 단어도 없다. 

이 가족에는 혈족(血族)인 “본인. 직계혈족. 형제자매”가 있고. 인척(姻戚)인 “배우자.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배우자의 형제자매”가 있게 된다. 그래서 가족은 혈족과 인척으로 구성되는 셈이다. 

이처럼 혈족과 인척이 한 가정의 가족으로서 생활하자니 각 가족원이 특별히 노력해야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그리고 가족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해 놓았지만. 그 가정의 운영기준은 법률이 정하지 않고. 각 구성원의 인격과 자율적 협력에 맡기고 있다. 그러니 가정의 평온과 화목은 이성적 판단도 중요하지만. 인정적 따스한 정(情)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가족 간의 갈등의 원인을 보면 자기중심의 이기적 언행에서 비롯된다. 또 함께 살다보니 만나는 시간이 많아서 서로의 이해와 배려가 없이는 충돌 할 수 밖에 없다. 재산분배에 관한 갈등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음에는 가정세태의 변모에 관해 살펴보자.

이것도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겠다. 하나는 80세 이상의 고령세대와 또 하나는 그 이후의 현세대로 구분하여 생각해 본다. 고령세대에는 딸을 시집보내면 출가외인이라 하여. 시집갔으면 그 시집의 귀신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니 그 세대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시집간 딸은 그 시집에서 모든 것을 참고 견디는 것이 가장 잘 하는 것으로 인정했다. 그래서 “여자의 일생”이라는 한스러운 노래가 생기지 않았는가 싶다. 그리고 이 고령세대는 부모에 대해 감사의 마음으로 봉양하는 것이 최선의 도리로 알고 살아왔다. 이런 세대가 지금에 와서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생활을 꾸려가야 한다. 

그런데 현세대는 장가가는 아들은 며느리 쪽에 자식을 빼앗긴다고들 말한다. 이처럼 남성위주에서 여성위주로의 변모가 두두러지다. 그렇다면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어서 장가보내고 시집보내는 부모는 득(得) 도 실(失)도 없게 되는 셈이 된다. 그런데 자식의 출생이 마음대로 된단 말인가. 

또한 모두가 다 그렇다고 일율적으로 말 할 수는 없겠지만. 대개 일반적으로 보면 좀 잘났다는 자식일수록 부모에 대한 무관심이 심하다는 말들을 하고 또 부모의 자식에 대한 헌신과 보호는 당연한 의무라고 여기는 자식일수록 그런 경향이라고들 이야기한다.

어떤 이들은 요즈음 젊은 세대의 경우. 그들의 자식에 대한 정성의 100분의1만 부모에게 기울려도 효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무리 내리사랑이라지만 그래서야 되겠는가 싶다. 과연 부모도 모르는 자가 무엇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우리 모두는 한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부모일수도. 자식일수도 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변모하는 세태에서도 사람다운 가족의 모습으로 사는 것인가를 한번쯤은 생각하면서 살았으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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