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고향
나그네 고향
  • 괴산타임즈
  • 승인 2018.09.1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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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봉의 시시콜콜] 괴산 출신 일꾼, 믿고 기대 한다
남윤봉 교수.
인생이 본래 이 세상에 잠시 살다가는 나그네이지만, 고향을 떠난 사람은 모두가 나그네 이다. 그러니 고향과 나그네는 관계가 깊다. 고향이 없는 자는 나그네일수도 없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고향이 없는 자는 단 한 사람도 없다. 자신이 태어난 곳이 고향이기 때문에 세상에서 태어난 곳이 없는 자는 없기 때문이다. 대체로 60세 이상인 사람은 부모님 집에서 태어났을 것이고, 젊은이 들은 가까운 병원 산부인과에서 태어났을 것이다. 그 태어난 곳, 그 마을, 그 고장이 고향이다. 
 
고향과 관련하여 특히 성씨(姓氏)의 시조가 처음 정착한 곳을 우리는 본관, 본향, 본이라고 하여 성씨의 고향을 표현하기도 한다.
 
성씨는 김씨이지만 경주김씨, 안동김씨와 같이 그 시조의 정착지가 경주인 경우는 경주김씨, 안동인 경우는 안동김씨로 구분된다.
 
한때는 우생학적인 이유에서 동성동본(同姓同本)인 남녀는 혼인 할 수 없었다. 지금은 동성동본이라도 8촌 이내의 경우에만 혼인할 수 없다.
 
고향하면 왠지 마음이 설레고, 가고 싶고 그리워지는 단어가 아닌가. 우리는 1960년대 이전에는 농업 국가이었기에 대개는 태어난 고향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1970년대부터는 산업화로 인하여 고향을 떠나서 도시로, 공장으로 생활 터전을 옮기는 젊은이들이 많아져서 나그네가 많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고향은 부모님들이 지키고 농사일을 하다 보니, 지금과 같은 농촌의 일손부족현상과 노령화에 의하여 마을의 공동화(空洞化)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귀촌, 귀농을 부르짖고는 있지만, 농촌 시골마을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고향은 향수가 서려있는 곳 그래서 가고 싶은 곳으로 마음에 남아있다. 
 
지금도 그 현상이 어느 정도는 남아 있지만, 얼마 전만해도 추석, 설 등 명절이 되면 고향 떠난 나그네들은 고향을 찾기 위해 ‘민족의 대이동’이란 말을 만들어 낼 정도로 고향을 찾는 행렬이 수천만 명을 넘었었다. 그래서 고향을 가면 부모형제, 정든 이웃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인정이 넘치는 풋풋한 사람 냄새를 진하게 맡을 수 있었다. 지금은 대체로 승용차로 찾아가지만, 그때만 해도 대부분의 나그네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였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고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현수막을 고향민들이 걸어놓고 맞이하였다. 이집 저집 나그네들이 모여든 고향마을은 온통 축제분위기였었다. 요즘은 고향 찾는 나그네 숫자도 줄어서 그 전의 분위기는 느낄 수가 없다. 
 
고향하면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실향민이 있다. 북한에 고향을 두고 있는 실향민들은 지척에 고향을 두고도 그리운 고향을 갈수 없으니 그 심정이야 오죽하랴,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세계 어느 곳이라도 갈수 있는 현실에서 유독 북한만은 갈수 없다니, 한민족 남북민이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는 날이 속히 오도록 하늘이여 살펴주소서!
 
고향과 유사한 곳이 또 있다. 고향은 출생을 기준으로 한곳이라면, 배움을 기준으로는 모교가 있고, 국적을 기준으로 하면 조국이 있다. 이 세 곳은 누구에게나 뜨거운 마음이 서려 있는 곳이며 감사가 가득 차 있는 곳이다. 그러기에 우리 모두는 이 세 곳에 조금이라도 유익한 삶을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해 본다. 고향을 위해 모교를 위해 그리고 조국을 위해서 말이다. 꼭 큰 업적이 아니라도 좋다. 고향, 모교,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만이라도 좋다.
 
나그네는 몸은 고향을 떠나 있지만, 마음은 늘 고향을 향하고 있다. 신문이나 방송에 고향 ‘괴산군’이 보이면 갑자기 눈이 크게 떠진다. 게다가 좋은 소식이면 기분이 좋아지고 자랑하고 싶어진다. 그 반대이면 마음이 상하고 화가 난다. 이처럼 괴산군을 고향으로 하는 우리 모두는 고향을 대표할 뿐이니라, 우리들의 활동 여하에 따라서 고향의 이미지가 좋아지기도, 나빠지기도 한다. 
 
특히 자신의 이름 앞에 고향의 명칭이 직함으로 붙는 사람들은 더욱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한동안은 고향을 대표하는 몇몇 사람의 불미스러운 내용이 언론매체에 나올 때는 위로의 심정보다는 안타까운 질책의 마음이 컸었다. 예컨대 괴산군 출신 국회의원, 괴산군수, 괴산군의회 의장 및 의원, 재경괴산군민회장 등등은 청정지역의 명성에 걸맞은 청정한 일꾼들이기를 믿고 기대 한다. 내고향 괴산군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과 독자 여러분의 건승을 빈다.
 
/ 남윤봉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중원대학교 법무법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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