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자
소금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자
  • 괴산타임즈
  • 승인 2018.06.1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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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준의 한방의학] ‘맛에서의 허무한 상태’를 지켜야 한다
박석준 흙살림 동일한의원 원장.

먹거리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것 중의 하나가 소금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금을 많이 먹으면 안 된다, 우리나라 사람은 소금을 너무 많이 먹는다는 식으로 알고 있다.

고혈압의 원인이라고도 하고 온갖 질병의 근원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소금을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소금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고도 한다. 나아가 소금으로 온갖 병을 고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명의 근원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몸을 소금으로 절이라고도 말한다. 너무 혼란스럽다. 먼저, 소금이 나쁘다는 이유를 살펴보자.

소금을 많이 먹으면 삼투압 현상으로 혈압이 올라가 고혈압이 된다. 나트륨이 여과기능을 막아 신장이 파괴된다.

인슐린이 부족해져 당뇨가 된다. 혈관을 좁혀 심장병을 일으킨다. 뇌를 자극하여 음식중독을 만들고 따라서 비만이 된다.

각막 부종으로 백내장이 된다. 콜라겐 흡수를 방해하여 피부 노화를 가져온다. 골다공증, 관절염 등은 물론이고 암도 유발된다(소금의 덫).

그러나 소금은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영양소다. 특히 소금에 들어 있는 나트륨은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 쓰레기를 청소하며 수분대사를 유지하고 혈압도 조절하며 신경의 작용에도 작용하고 단백질의 소화에도 관여하며 뇌 세포의 활성화에도 필수적이다(소금의 덫).

한 마디로 나트륨이 부족하면 살 수가 없다.

이런 논란을 떠나서 소금과 관련하여 드는 가장 간단한 의문이 있다. 소금이 그렇게 나쁘다면 왜 바닷물 속에서 사는 물고기에게는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바닷물고기는 많은 나트륨을 먹지만 더불어 칼륨과 같은 미네랄을 풍부하게 먹어서 먹은 만큼 나트륨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또한 여러 연구를 통해 소금과 고혈압 사이에는 별 관계가 없음도 밝혀졌다.

실제 고혈압 환자의 소금 섭취량을 줄여도 혈압은 내려가지 않고 거꾸로 저혈압 환자의 소금 섭취량을 늘려도 혈압은 올라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소금이 자꾸 문제가 되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가 먹고 있는 소금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소금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정제염(맛소금, 꽃소금)이다.

정제염은 소금이 아니다. 정제염에는 각종의 ‘불순물’로 간주되는 미네랄이 제거된 99%의 염화나트륨을 말하는 것으로, 이를 소금으로 불러서는 안 되며 나트륨이라고 해야 맞다.

소금에는 천일염과 암염巖鹽, 조염藻鹽, 정염井鹽, 정제염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좋은 것은 천일염인데, 풍부한 미네랄이 장점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불순물이 들어 있어서 이를 어떻게 제거하는가 하는 것이 문제다.

천일염은 다시 호염胡鹽(바닷물을 증발시켜 얻은 것. 청염淸鹽이라고도 하며 알이 거칠고 굵다), 소염燒鹽(호염을 볶은 것. 구은소금이라고도 한다), 천금天金(1,000℃ 이상으로 구은 소금) 등으로 나뉜다.

여기에 대나무나 쑥 등 여러 재료로 가공한 것까지 합하면 그 종류는 더욱 많다. 이 중 비싼 것이 흠이지만 가장 좋은 것은 역시 천금이다.

그냥 천일염을 볶아서 쓰는 것도 좋다. 다만 볶을 때 나는 연기와 냄새는 독성이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이런 소금이라면 입맛에 맞게 얼마든지 먹어도 좋다. 그리고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치료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소금 자체를 많이 쓰지는 않았다. 상차림에도 간을 맞추기 위해 상 한 가운데에 간장 종지를 놓았지 소금 그릇을 놓지 않았다.

우리 음식은 소금 자체보다는 간장이나 된장, 고추장, 여러 젓갈처럼 발효시킨 것으로 간을 맞추었다. 이렇게 발효된 소금은 더욱 좋은 효과가 있다.

특히 된장은 콩의 단백질을 소화시키는 소금의 나트륨이 결합된 것이며 콩의 칼륨은 나트륨을 배출시키는 것이어서 된장은 가장 이상적인 완전한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소금’이다. 그것은 사실상 소금이 아니라 나트륨일 뿐이다. 음식이 사회화되면서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는 소금이 아니라 나트륨이 들어간다.

아무리 피하려 해도 나트륨을 먹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거기에다 각종 장류까지 사회화되어 나트륨의 피해는 결정적인 것이 되었다.

특히 ‘된장’으로 알려진 가공식품은 사실상 된장이 아니다. 공장 된장의 대부분은 콩도 아닌 탈지대두(식용유로 기름을 빼고 남은 찌꺼기)를 인공 발효시키고 인공조미료와 색소와 보존료 등 각종 화학약품까지 첨가하여 1주일 만에 만들어 낸다.

그것은 된장이 아니다. 바나나가 들어가지 않은 우유를 ‘바나나맛’ 우유라고 하는 것처럼 이런 된장은 ‘된장맛’ 쌈장 정도로 불러야 할 것이다. 간장 역시 마찬가지다.

소위 양조간장이라는 것은 간장이 아니다. 고추장도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모두 자연과 분리되고 사회와 분리된 비현실적인 몸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다.

한의학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여름에는 짠맛을 늘리고 단맛을 줄여서 콩팥의 기운을 도와야 한다”(󰡔운급칠첨雲芨七籤󰡕).

다시 말해서 무조건 짜게 먹거나 싱겁게 먹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계절에 따라 달리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몸의 상태, 예를 들면 나이나 체질, 남녀, 걸린 병에 따라서도 달리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아가 마음의 상태에 따라서도 달리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소위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자신도 모르게 매운 맛을 찾게 되는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이는 사회생활을 통해 얻은 긴장된 마음(기)을 매운 맛으로 발산시켜 풀어내려는 것이다.

또한 같이 먹는 음식에 따라서도 달리 먹어야 한다. 우리 음식에는 밥과 반찬 혹은 국이나 찌개가 따로 있다.

이렇게 먹는 것과 나트륨을 잔뜩 친 스테이크 하나를 먹는 것에 우리 몸은 전혀 다르게 반응한다. 그러므로 무조건 짜게 먹어야 한다든지 싱겁게 먹어야 한다든지 하는 말은 하나마나한 헛소리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제대로 잘 먹게 되는 것일까. 그 많은 연관과 상태를 일일이 다 알 수도 없는 것 아닌가. 더군다나 전문가도 아닌데 내 몸의 상태를 어떻게 알 수 있을 것인가.

답은 아주 간단하다. 적어도 우리가 100년 이상 먹어온 음식을, 지금까지의 방식대로, 때에 맞춰 먹으면 된다. 또한 내 입맛이 이끄는 대로 먹으면 된다.

다만, 입맛에 따라 먹기 위해서는 어느 하나의 맛에 치우치지 않는 ‘맛에서의 허무한 상태’를 지켜야 한다.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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