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살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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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산타임즈
  • 승인 2018.06.1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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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준의 한방의학] “달지 않게 해주세요”
박석준 흙살림 동일한의원 원장.

리가 일상적으로 먹고 있는 음식 중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것을 찾기 어렵다. 과자 종류와 가공 식품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 장 종류, 김치까지 골고루 설탕이 들어간다. 

설탕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다. 당뇨나 비만과 같이 잘 알려진 병 말고도 설탕을 많이 먹으면 근육 발달에 장애를 가져오고 조혈작용에도 문제가 생긴다.

심장을 비롯한 순환기의 문제, 소화불량 등 소화기, 호흡기, 비뇨생식기, 뇌신경, 내분비, 안이비인후과의 문제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여기에서 비교적 간과되고 있는 거나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 보이는 문제 하나만 말하자면, 설탕이 칼슘을 소비한다는 사실이다.

칼슘은 뼈를 만드는 것이어서 설탕을 많이 먹으면 뼈가 약해진다. 과거에는 놀다가 떨어져도 뼈가 부러지는 일이 드물었는데, 요즈음에는 조금만 부딪혀도 뼈가 부러지는 아이들이 많다. 소위 골다공증이라는 것도 많아졌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도 말한다. 과거에는 검사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골다공증을 몰랐던 것이지 골다공증은 과거에도 많았을 것이라고.

과거를 되돌릴 수 없으므로 이런 말에는 찬성도 반대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역대 의서의 기록과 많은 사람들의 경험에 의하면 확실히 과거에 비해서는 골절이 많아진 것을 피부로 느낀다.


칼슘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한다. 그러므로 설탕을 많이 먹으면 뼈가 약해질 뿐만 아니라 마음이 들뜨게 된다.

요즈음 사람들이 스트레스에 약하고 불안하며 강박관념에 빠지기 쉬운 데에는 다른 요인이 많이 작용하므로 이를 모두 설탕의 죄로 말할 수는 없지만 칼슘을 빼앗는 설탕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이외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주의가 산만하고 우울하고 몸도 피로하고 단맛에 자꾸 손이 가는 등 탄수화물 중독증의 여러 증상에도 설탕이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식당에서 음식이 너무 달다고 하면 주인은 손님들이 원해서 그렇게 하는 거라고 말한다. 달지 않으면 맛이 없다고 불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거짓말이다.

우리나라에 설탕이 들어온 것은 일제시대다. 그러나 그때는 친일파 등 소수의 사람들이나 맛볼 수 있는 귀한 것이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60년대까지도 설탕은 귀한 것이어서 손님에게나 대접하는 것이었다.

설탕이 문제가 된 것은 설탕이 대량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한국전쟁이 끝난 후부터다. 곧 미군정 하에서 적산불하와 삼백정책(설탕, 밀가루, 면직물 배분에 대한 특혜)으로 재벌이 탄생하면서부터다.

밀가루와 같은 음식도 그러하지만 설탕은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주입된 것이었다.

그 이전에는 음식에 설탕을 넣는 법이 없었다. 단맛을 내기 위해 조청 같은 것을 썼지만 그것도 극히 일부의 음식에만 넣었다.

그러던 것이 해방 후 거의 모든 음식에 설탕이 폭탄처럼 투입되고 나서는 이제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은 맛이 없다고 느끼게 되었다.

이렇게 보면 입맛은 많은 사람들이 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사회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설탕이 문제가 많으니까 다른 대체품을 찾는다. 아스파탐이나 사카린 등이 그것이다. 어떤 사람은 발암 물질이라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일정량까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설탕 중에서도 정제된 백설탕이 문제지 흑설탕은 상관없다고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그런 논란에 대해 언급하려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서 말하려는 것은 단맛 그 자체다. 

한의학에서는 단맛을 오장육부 중에서는 비위脾胃와 연관시킨다. 다시 말해서 단맛은 비위의 기를 더해주는 맛이라고 본다.

오장육부 중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크지 못하면 몸이 건강하지 않을 것은 당연하다. 반대로 어느 하나 혹은 몇이 제 몫보다 더 커져도 균형이 깨져 건강하지 않게 된다.

심장이나 간장 어느 하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장부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

그런데 단맛을 많이 먹으면 먼저 비위 자체에 문제가 생긴다. 단맛이 비위의 기를 너무 크게 만들기 때문이다.

비위의 기가 너무 세지면 뚱뚱한 사람이 날렵하게 움직이지 못하듯 비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소화불량이다. 여기에 열이 더해지면 반대로 소화가 너무 잘 되게 된다. 또한 비위의 기능은 단순한 소화가 아니라 우리 몸의 기를 위 아래로 돌리는 것이므로 전반적인 기의 순환에 장애가 오게 된다. 기가 잘 돌지 못하면 온몸에 문제가 생긴다. 

나아가 비위의 기가 너무 세게 되면 오행의 논리에 따라, 목木에 해당하는 비위가 수水에 해당하는 콩팥의 기를 억누르게 된다(토극수土克水). 한의학에서 콩팥은 소변을 거르는 기관이 아니라 생식과 관련된 기관이다.

나아가 뼈나 허리, 귀의 건강까지 관리하고 있는 것이 콩팥이다. 그러므로 비위의 기가 너무 커지면 콩팥이 억눌려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러면 콩팥과 연관이 있는 생식 기능은 물론 뼈도 약해지고 허리도 아프게 되고 귀에서 소리가 나는 등 여러 가지 병이 생기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단맛을 많이 먹으면 뼈가 약해진다는 것을 이미 2천 년 전에 말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단맛을 내는 것이 반드시 설탕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백설탕이든 흑설탕이든, 아스파탐이든 올리고당이든 과일이든 단맛을 많이 먹으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콩팥은 생식을 책임지는 기관이다. 목에 해당하는 비위의 기가 너무 커져 수에 해당하는 콩팥을 억누르게 되면 콩팥의 기능이 떨어진다. 그러므로 단맛을 많이 먹으면 생식과 관련된 모든 기능이 약해진다.

흔히 말하는 정력이 약해지는 것은 물론 콩팥이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에 생명 자체도 흔들리게 된다. 

그럼에도 초콜릿이나 케이크와 같은 단 음식이 사랑의 상징이 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특히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같은 날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선물한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단 것을 많이 먹게 하여 사랑하는 사람의 정력과 나아가 그 사람의 생명력을 약화시키겠다는 뜻인지, 상대의 정력을 받아들이기 벅차다는 뜻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한의학적으로 단맛은 비위의 기를 기르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지나치면 온갖 질병의 원인이 된다. 지금 우리는 어찌 보면 단맛의 바다에 빠져 있다.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 이제라도 식당에 가서 주문을 할 때는 이 한 마디만 하자. “달지 않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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