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라
봄에는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라
  • 괴산타임즈
  • 승인 2018.05.0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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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준의 한방의학] 여름나기가 어렵다면, 봄에 한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봐라
박석준 흙살림 동일한의원 원장

봄의 세 달은 묵은 데서 새 것이 나오는 때이다. 하늘과 땅이 모두 살아나오고 이로써 모든 것이 꽃핀다. 봄에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 정원을 느긋하게 거닐며 머리와 옷을 풀어헤쳐 마음속에 무언가 자꾸 생겨나게 하라. 봄에는 살리되 죽이지 말며 남에게 주되 빼앗지 말고 상 주되 벌 주지 마라. 이것이 봄의 기운에 맞춰 생명을 기르는 도이니, 이를 거스르면 간을 상하게 될 것이요 여름이 되면 찬 기운으로 인한 병이 생길 것이니, 여름의 자라나는 기를 받아들이기 부족하게 된다(『황제내경』 「사기조신대론四氣調神大論」).”

봄은 모든 것이 살아나는 때이다. 겨울의 죽음으로부터 모든 것이 살아난다. 발생한다. ‘발생’이란 없던 데에서 새로운 것이 나오는 것을 말한다. 

겨울을 ‘죽음’이라고 했지만 이 세상에 절대적인 죽음은 없다. 생명이 모든 관계의 총체인 이상 모든 관계가 절대적으로 없어지는 그런 죽음은 없다.

기가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처럼 우리가 말하는 죽음이란 기가 흩어지는 것이요 생명이란 기가 다시 합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꼴이 보이지 않는다 해도, 내가 느낄 수 없다고 해도 생명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아니 생명이나 죽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생명은 죽음이요 죽음은 생명이다. 그러므로 엄밀하게 말하면 그것은 죽음이 아니다.

다만, 겨울의 찬 기운에 감춰져 있었을 뿐이다. 그 생명이 봄의 양기陽氣를 받아 밖으로 드러난다. 양기는 생명을 살리는, 드러내는 힘이다. 

그러므로 봄에는 솟아나오는 양기를 최대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뜨는 해의 양기를 받아들이고 저녁에는 늦게까지 남아 있는 양기를 받아들인다.

따라서 사람은 봄의 기운에 따라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야 한다. 

봄에는 양기가 솟아나지만 아직은 힘이 없다. 여름의 무성한 양기와는 다르다. 마치 여린 새싹과도 같다. 내 몸도 이러한 양기의 봄 운동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조바심 내며 잰 걸음으로 걸어서는 안 된다. 아직 부치는 힘을 모르고 나대서도 안 된다. 봄의 들판처럼 탁 터진 곳에서 큰 걸음으로 느긋하게 걸어야 한다. 

또한 봄에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옷도 느슨하게 풀어준다. 이는 마치 봄이 되어 밭을 가는 것과 같다. 밭을 갈면 밭은 숨을 쉰다.

밭을 갈아 땅속에 감춰진 생명이 양기를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겨우내 꽁꽁 싸맸던 옷과 머리를 풀어 한껏 양기를 받아들인다. 

나아가 봄에는 내 마음 속에도 무언가가 자꾸 생겨나게 해야 한다. 올 한 해에 할 일이 무엇인지 이것저것 챙겨보는 것이다.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세우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세운다. 

사회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봄은 살리는 계절이다. 봄의 기는 만물의 생명을 발생시킨다. 그러므로 사람의 사회관계에서도 모든 것을 살려야 한다.

남에게 주되 빼앗지 않고 상 주되 벌 주지 않는 것은 봄의 기에 따른 사회관계의 실현이다. 그것이 말 그대로 자연적인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봄의 양기를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하여 여름에는 찬 기운으로 인한 병이 생기게 된다.

우리 몸이 자연과 하나라고 한다면 겨울을 지나며 우리 몸속에는 겨울의 찬 기운이 들어와 있거나 생명을 살리는 양기가 부족할 것이어서 봄에 양기를 충분히 받아들여 찬 기운을 없애야 한다.

그러므로 유난히 여름나기가 어렵다면 그 사람은 봄에 한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봐야 한다. 
마찬가지로 봄에 유난히 춘곤증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지난 겨울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겨울에는 모든 것이 감춰져 있다. 양기도 감춰져 있다. 감춰진 양기를 함부로 꺼내 쓰면, 다시 말하면 겨울에 운동을 하여 땀을 많이 흘리거나 성관계를 자주 가져 양기를 쏟았거나 하면 봄에 춘곤증이 된다. 병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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