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 ☞

제2부 〈현존 한국 최초의 초상화 성주 이씨 4명의 초상화〉 2.

3. 1547년에 그린 현존 한국 최초의 초상화가 실려있는 ‘농서공족보(隴西公族譜)’는 어떻게 구성되었나?

이문건은 ‘농서공족보’를 필사하고 여기에 선대의 초상화를 첨부했다. 이 원본을 직접 관찰하고 이에 대해 상세하게  연구한 것은 필자가 최초이다. ‘농서공족보에 실린 성주이씨가 초상화에 대한 고찰’, ‘열상고전연구’ 40집, 열상고전연구회, 2014, 481~543면에 수록했다.

‘농서공족보’표지에 왼쪽부터 다음과 같이 초상화 주인공의 7명의 명단을 기술했다. 그러나 현재 남아있는 초상화는 농서공(隴西公) 이장경(李長庚), 문열공(文烈公) 이조년(李兆年 1269~1343), 경원공(敬元公) 이포(李褒 1287~1373), 정당(政堂) 이인민(李仁敏 1330~1393) 등 4명이다. 문경공(文景公) 이직(李稷 1362~1432), 부윤(府尹) 이사후(李師厚 1388~1435), 도은(陶隱) 이숭인(李崇仁 1347~1392) 등 3명의 초상화는 오래 세월을 지나오면서 어떤 사정에 의해  이 족보에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4. ‘농서공족보’는 누가 처음 작성했나?

‘농서공족보’서문 4쪽의 다음을 보자. ‘대명 천순 팔년 세재 갑신 이월 하한 팔세손 과의장군행충좌위호군겸사헌부집의 이윤손찬보배지(大明 天順 八年 歲在 甲申 二月 下澣 八世孫 果毅將軍行忠佐位護軍兼司憲府執義 李尹孫纘甫拜識)’이를 통해서 ‘농서공족보(隴西公族譜)’는 처음 이장경 8대손 이원손이 1464년에 작성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5. ‘농서공족보’에 실린 초상화는 어디에 있던 초상화를 본떠 그렸나?

4쪽의 다음내용을 보자 ‘시조 선수농서군공이장경(始祖 宣授隴西君公李長庚). 묘재성주서오현(墓在星州西梧峴). 부인이씨 장우기하(夫人李氏葬于其下). 묘우기하. 영정재주안봉사 북면(墓于其下. 影幀在州安峯寺 北面).’이를 통해 이문건이 모사한 ’농서공족보(隴西公族譜)’에 첨부한 선대의 초상화가 안봉사(安峯寺)에 봉안되어있던 초상화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6. 이문건은 어디서 초상화를 그렸는가?

1545년 인종(仁宗)이 후사가 없이 승하하자 반드시 명종을 보위에 오르게 할 것이 아니라 어진 인물을 선택하여 전위(傳位)해야했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 후사문제에 이문건의 큰형 홍건의 아들 수찬(修撰)으로 있던 휘(輝)가, 나시․곽순(羅湜․郭珣) 등과 택현설(擇賢說)을 주고받았다 하여, 소윤(小尹)의 무고와 이덕응(李德應)의 자백으로 역모죄를 입고 휘가 효수당했다.

이때 이문건도 연좌되어로 지금의 경북 성주(星州) 옥산리(玉山里)에 있는 아전(衙前) 배순(裵純)의 집에서 귀양살이했다. 이때 가족들도 이곳으로 이거했다.

귀양간지 2년째인 1547년 이문건은 안봉사에 봉안되어있는 선조들의 초상화를 본떠 그렸다.

그는 23년간 유배생활을 하다가 74세인 1567년 2월 16일 서거했다. 묵재는 을사사화로 성주에서 유배생활을 하면서, 지금 충북 괴산군 문광면 대명리와 유평리 일대에 거처할 기반을 마련해놓았다.

묵재가 별세하자 손자 이수봉등 그 가족들은 지금의 충북 괴산군 문광면 유평리로 올라와 지금껏 집성촌을 이루고 살고 있다. 그는 왜 선조들의 초상화를 그렸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