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친화도시군민참여단장
선배님~~ 청주 다녀오느라 늦었어요.
모임에 늦게 온 후배의 말이다, 아이의 치아 치료를 위해 청주에 있는 치과로 다닌다고 했다. 치과만이 아니다.
우연히 만난 지인의 얼굴에 붉은 반점이 퍼져 있었다. 치료를 위해 청주 피부과로 다닌다고 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례다.
괴산군의 노인 분포율을 볼 때 젊은 그들만의 사례는 아니다. 평생 밭일을 하면서 무릎의 연골이 다 닳아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하던 할머니도 청주로 나가서 수술을 받으셨다. 이런 주변의 사례를 보면서 마음이 아주 많이 불편했다.
문득 지난 날의 경험도 떠 올랐다. 목에 가래가 낀 듯 답답하고 머리가 지끈 거리는 것이 감기라고 생각되어 가까운 보건지소를 찾아갔다.
보건지소의 접수 담당이 의아한 듯 쳐다 보던 눈빛이 새삼 떠오른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아니, 읍내로 안가고 보건지소에는 왜 와?”하는 눈빛을 느꼈던 것이다.
대기 인원이 한 사람도 없었지만 의사를 만나기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의사는 진료실에 있지 않고 다른 방에 있는 듯했다. 감기기운을 이야기 하면서, 귀가 멍멍한 것을 한번 봐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의사는 기구가 고장났단다. 읍내 병원으로 가보라는 말을 친절하게 덧붙였다. 혹시 오해가 있을까봐 노파심에 말하자면, 지난날에 있었던 일이다.
왜 보건지소에는 혈압약을 타는 할머니들만 가야 하는 걸까?
귀농, 귀촌한 사람들에게 절실한 문제의 하나가 의료시설의 부재라고 하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어쩌면 공공의료의 문제는 국가적 차원의 해결과제라고 치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골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의료혜택의 불평등을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이 질문이 귀농인만의 시선일까? 혼자 곱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