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불교유적 3. 마애불상(磨崖佛像)
고려시대 불교유적 3. 마애불상(磨崖佛像)
  • 괴산타임즈
  • 승인 2021.04.12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영서 박사 / 전 공무원
주영서 박사.
주영서 박사.

자연석에 부처님을 새겨 모신 마애불은 기원전 3세기경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에서 조성되기 시작하였다. 아잔타 석굴, 에롤라 석굴에 그 시대에 조성된 마애불이 남아있다고 한다.

2001년 탈레반에 의하여 파괴된 바미안 대불(높이 55m, 38m)도 8세기 전후에 조성된 마애불이었으며, 불교의 전래경로에 따라 중국에도 낙산 대불(71m)을 비롯한 수많은 마애불이 조성되었고, 우리나라 또한 백제 시대에 조성된 서산 삼존불 등 28곳의 국보를 비롯한 수많은 마애불이 전국각지에 분포하고 있다.

괴산에는 연풍면 원풍리 마애이불병좌상(院豊里 磨崖二佛竝坐像. 보물 제97호), 불정면 삼방리 마애여래좌상(三訪里 磨崖如來坐像.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28호), 청천면 도명산 마애불상군(道明山 磨崖佛像群.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28호)이 있다.

원풍리 마애여래이불병좌상은 신라말에 여상조사(呂尙祖師)가 조성하였다는 설과 고려 시대에 나옹선사(懶翁禪師)가 조성하였다는 설이 있다.

두 분의 부처님은 각각 석가여래와 다보여래를 모신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배치 형태는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석가여래상주설법(釋迦如來常住說法)과 다보여래상주증명(多寶如來常住證明)을 상징화한 표현으로 보이며, 이불병좌상(二佛竝坐像) 가운데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12m 높이의 화강암 절벽에 가로·세로 각각 3.63m의 감실을 마련하고 두 분 부처님을 새겨 넣었다. 둥글넓적한 얼굴에 가늘고 긴 눈, 만면의 미소에서 엄숙함과 자비로움이 동시에 풍겨 나온다.

문헌에는 법의가 평평한 어깨를 감싸고 있고, 광배에는 화불(化佛)이 조각되어 있다고 나와 있으나 풍화작용으로 인하여 실제 맨눈으로 확인은 어렵다.

연풍에서 수안보 방향 구도로를 따라 수옥정 관광지로 가는 2차로 왼편 소나무 숲 사이에 천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채 자리하고 있다.

삼방리 마애여래좌상은 조성 형태로 보아 고려 초기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설에는 이성계의 건국에 뜻을 같이하지 않는 배극렴(裵克廉)을 이성계가 세 번 찾은 덕을 기리기 위하여 조성하였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가로 4.1m, 세로 3.7m, 두께 2.4m인 바위 전면에 연화대좌에 결가부좌한 여래상을 새긴 마애불로 전체적으로 장중하면서도 균형이 갖추어져 시원스럽고 원만한 형태이지만, 오랜 세월 풍화작용으로 선각(線刻)이 희미해져 몇 미터 앞까지 다가가야 비로소 부처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불정면 삼방리 관전마을 표지판에서 마주 보이는 마을 안길을 따라 10분 남짓 오르면 도로 오른쪽에 연접하고 있다.

도명산 마애불상군은 고려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마애불 형태를 대표하는 삼존불로 알려져 있다.

본존불의 현재 높이는 9.1m지만 좌측 어깨에 깨어져 떨어진 부분이 있어 조성 당시에는 15m가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왼쪽 불상은 5.4m, 오른쪽 불상은 14m에 이르는 대불이다.

화양계곡 학소대나 사담리 공림사에서 도명산 오르는 길의 8부 능선에 마애삼존불의 위치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있다.

마애불상에서 선조들의 믿음에 대한 경의와 엄숙함이 온몸을 휘감는 감동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오랜 세월을 자연 상태에서 마멸되고 훼손되어 이대로 둔다면 얼마나 더 버텨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있는 그대로를 보존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비바람에 깎여 지워지고 나면 여느 바위와 다를 바가 무엇이겠는가? 비바람을 막아 줄 수 없다면 세월이 깎아낸 만큼만이라도 원형을 따라 쪼아내고 다듬어서 먼 훗날의 후손들도 지금 우리가 느끼는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도 우리 세대에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도명
삼방리마애불1
원풍

 


  • 충청북도 괴산군 관동로 193 괴산타임즈
  • 대표전화 : 043-834-7008 / 010-9559-6993
  • 팩스 : 043-834-7009
  • 기사제보/광고문의 : ssh6993@hanmail.net
  • 청소년보호책임자 : 노원래
  • 법인명 : 괴산타임즈
  • 제호 : 괴산타임즈
  • 등록번호 : 충북 아 00148
  • 등록일 : 2014-12-29
  • 발행일 : 2014-12-29
  • 발행인 : 노원래
  • 편집인 : 노원래
  • 괴산타임즈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괴산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sh6993@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