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대마도의 백악산을 오르다
[기획연재] 대마도의 백악산을 오르다
  • 이석우 작가의 우리 역사문화 답사기
  • 승인 2021.02.2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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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는 본시 우리 땅이다' 시리즈
눈물의 섬 대마도를 가다 48.
이석우 시인
이석우 시인

대마도 이즈하라 동쪽에 있는 시라다케산白岳 (新羅산)은 해발 519m에 달하는 명산으로 국가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누군지 모르지만 깨끗한 영혼의 집이라고 알리고 싶었던지 진록의 물감을 듬뿍 찍어 정상까지 채색해 놓았다. 원시림이다. 운이 좋지 않은 사람도 고라니나 사슴을 산행 중에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들의 순한 눈빛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이 산 숲에 들면 산향기에 취해 서너 시간이면 자신도 피톤치드가 되고 만다.

시라다케는 일본의 하롱베이라 불리는 아소만을 북쪽의 머리맡에 비단처럼 펼쳐 놓고 있다. 아소만은 물굽이가 칠 때마다 내륙의 속살을 절절히 파고들어 리아스식 해안을 만들어 놓고 섬들을 별빛으로 장식하였다.

사라다케의 정상은 아소만의 신비스런 풍광에 젖어 보라고 등산객들에게 늘 그렇게 있는 것이다. 멀리 대한해협 건너 거제도며 부산의 모습을 곁들이며 가뭇한 그리움으로 가슴을 삼박이면서. 이 산을 대마인들은 ’신령이 사는 산‘이라고 믿어왔으며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고 심신을 수련하는 장소로 여기고 살았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이곳에 발길을 올리지 않는다. 모두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이다.

이 산행길의 좌편으로 얼마 안 되는 거리에 고모하마 신사가 있다. 여몽연합군이 대마도를 침공하였 때, 宗助國(소 스케구니)은 몇 명 되지 않는 병사를 데리고 달려가 싸우다 모두 전사하였다. 그 한을 풀어주려고 신사를 만들었다. 매년 11월 12일이면 학생들이 고모다하마 신사를 참배하며 울었었다. 일본인에게 민족의식을 일깨운 최초의 역사 사건이었다. 이 아픔을 외면하기 힘겨워 일본인들은 산을 찾지 않는 것일까.

원시림은 늘 한반도에서 수시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움직이고, 그 원시의 품속에서 흩어져 퍼지는 오묘한 수림의 향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었다. 이 수려 신비하고 영험한 산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옛날 대마도 사람들은, 산 이름을 시라기야마(新羅山)이라고 부르게 된다. 그리울 때나 힘겨울 때 불러보는 어머니와 아버지처럼 각자의 마음속에서 그렇게 말없이 정해 부른 이름이었다.

대마도에는 신라를 뜻하는 ”시라기“와 ”시라꼬“ 라는 지명이 많이 발견된다. 대마도 북단 사수나 지방의 시라에마을, 뒷산의 시라에야마마을이 강 등이 있다. 시라다께란 산이 7개나 된다.

대마도에 어째서 “시라기”라는 말이 널려 있느냐고 일본인에게 물으면, 옛날 신라인들이 표류해 와서 살았고, 일본이 신라를 정벌했을 때 잡아 온 포로들의 마을이라는 등이 애써 꾸며대기에 바쁘다.

대마도의 역사책인 대주편년략(對州編年略 1723)에 “대마도는 고려국의 목(牧)이다. 옛날에는 신라인들이 살았다.”라고 적혀 있는데, 동국여지승람 23권의 ‘동래 산천조’에 “대마도는 우리 계림(경주의 신라국)에 속해 있었는데 언제 왜인의 것이 됐는지 알 수 없다"라는 좀더 구체적으로 대마도가 신라의 땅이었음을 적시하고 있다.

그런데 무책임한 기록이다. 왕년에는 내 것이라고 늘어놓은 것이다. 기록자의 좀스러운 역사관에 열불이 난다.

"귀국 영토내의 고을의 예를 따라 대마도를 고을로 삼아주시면, 앞으로는 신하로서 본분을 다하고 순종하겠나이다." 이후 대마도는 경상도의 한 고을로 편입되고 경상감사의 명령 하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대마주라 썼고, 도주는 태수 병마사가 되었다. 종정성의 아들 종수직(宗守職)은 세종 7년(1425년)종일품 판중추원사 겸 대마주도사의 벼슬을 받았다.

세종대왕은 ‘대마도는 우리나의 말 기르던 곳이다.”라고 천명하는데, 실록을 정리하는 사관은 ’일본국 대마도‘라고 적어 놓고 앉아 있었다. 한심하다.

노무현 정권 시절인 2005년 2월 16일 국회에서 한 의원이 "학계와 민간단체들은 대마도가 역사적으로 우리 영토였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으므로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총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당시 이해찬 국무총리는 “대마도를 일본이 실효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가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제 판단으로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는 이상한 말을 하였다. 우리가 실효지배하는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 일본 총리와는 사뭇 다르다. 우리 총리의 개념 없는 역사관에 열불이 난다.

시라다케는 두 암봉이 백옥처럼 하얗다. 이 신라산은 한반도에서 불어는 바람을 맞으며 이즈하라항으로 드나드는 뱃길에서도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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