延中有弘(연풍에 김홍도가 있다) - 도화서 이야기(25)
이근우(중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이근우(중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인간의 원망(願望)을 달성하고자 하는 행위론적 측면에서 운용된 구구소한도는 신분의 귀천을 가리지 않고 향유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궁중에서 민간까지 두루 공유한 세시풍속의 하나로 존재했고,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다. 구구(九九)는 수리(數理) 체계, 즉 동지로부터 시작된 추위가 9일씩 9번 반복되고 마침내 봄이 온다는 의미이다.
하나의 추위는 9일간 지속되는데, 첫 구일(九日)을 시작으로 점차 추위의 강도를 높여 넷째 구일을 정점으로 하고 다섯째 구일에서부터 꺾이어 아홉째 구일로 가서 추위가 소멸되고 마침내 겨울을 마감한다. 이를 숫자로 표현하면 9×9=81이다.(장장식‧정부용, 2016)
구구소한도, 81 송이의 매화 곷잎을 하루에 하나씩 그려 가다 보면 9×9=81이 되어 봄을 맞이하게 된다. 춥고 긴 겨울을 이겨내는 지혜라 하겠다. 당대 최고의 도화서 화원으로 칭송되는 김홍도는 산수화 뿐만 아니라 인물, 도석, 화조, 동물 및 풍속화 등 모든 분야에서도 높은 경지를 이루었다. 신축년 새해 김홍도의 백매를 보며 매섭고 긴 겨울의 구구(9×9=81)을 시작해 본다.
저작권자 © 괴산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