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영산(落影山)
낙영산(落影山)
  • 괴산타임즈
  • 승인 2020.11.2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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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서 박사 / 전 공무원
주영서 박사.
주영서 박사.

괴산군 청천면에는 수천 리 밖 중국까지 그림자가 드리워졌던 절경이 있다. 낙영산(落影山, 746m)이다, 공림사 일주문에서 고개를 들고 바라보면 시원스러운 암벽과 노송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당(唐) 고조(李淵. 재위 618년~626년)는 세수를 하려다가 깜짝 놀란다. 세숫대야에 담긴 물에 난생처음 보는 아름다운 산이 비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개를 들어 둘러보니 사방에는 궁궐뿐이다.

화공을 불러 기억에 선명한 그 산을 그리게 하여 각 지방으로 내려보냈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황제의 의구심이 한껏 커졌을 무렵, 한 도승이 나타나 그 산이 신라 땅, 이곳에 있음을 알려주었고, 당나라까지 그림자를 드리웠던 산이라 하여 ‘낙영산’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일설에는 당(唐) 고종(李治. 재위 649년~683년) 때 낙양성 무덕마을 공중에 황금밀탑(黃金密塔)의 그림자가 며칠 동안이나 비치더니 문득 동방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고 당 고종의 명령으로 그림자를 뒤쫓아 따라왔는데 이곳에 이르러 바위 속으로 들어가자 보탑을 찾기 위해 바위를 쪼아 내니 미륵장륙삼존불(彌勒丈六三尊佛)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 일로 황금밀탑의 그림자가 떨어진 곳이라 하여 ‘낙영산’이라고 하였다고도 한다. 

낙영산 기슭에는 천년고찰 ‘공림사(公林寺)가 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설화로 널리 알려진 신라 제48대 경문왕(재위 861년~875년)이 백성들의 추앙을 받는 자정선사(慈淨禪師)를 국사(國師)로 모시려고 했으나, 선사는 세속의 명예를 뒤로하고 수도에 전념하였다. 선사의 고고한 성품에 감복한 왕이 이곳에 절을 세우게 하고 ‘공림사’라 이름 지어 사액하였다. 경내에는 ‘공림사 사적비’(충북 유형문화재 제213호. 1688년(숙종 14년) 건립), ‘공림사 승탑’(충북 문화재자료 제35호), ‘금동아미타여래좌상’(조선 초기 조성) 등 소중한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공림사에서 시작하는 낙영산 산행은 30분 정도 오르면 다다르는 능선 갈림길에서 오른쪽을 향해 10분여를 걷다 보면 자연석으로 축조된 미륵산성(彌勒山城. 사적 제401호. 일명 도명산성)을 만나게 된다.

고려 후기에 축조된 이 산성에는 자매의 효성에 얽힌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홀어머니를 서로 모시려던 남매가, 아들은 나막신을 신고 서울을 다녀오고 그 누이는 성을 쌓아 먼저 끝내는 사람이 어머니를 모시는 내기를 하였다 하여 남매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수천 리 밖 중국에 먼저 알려진 명산. 수면에 비친 경치가 얼마나 빼어났으면 황제가 그 산을 찾으려 했겠으며, 신령스러움이 얼마나 심오했으면 머나먼 이국 하늘에 보탑의 그림자를 띄워 보내 존재를 알렸던 것일까? 낙영산에 오르면, 바라다보이는 자연과 내려다보이는 세상의 조화로움이 평화로운 감동이 되어 온몸을 감싸고 머문다.

공림사승탑
공림사승탑
낙영산
낙영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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