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산자의 광장
세상은 산자의 광장
  • 괴산타임즈
  • 승인 2020.06.0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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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남윤봉 교수.
남윤봉 교수.

세상은 우리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광장이며. 가장 멋진 삶의 터전이다. 이 광장에서 행하여지는 거의 모든 일은 우리 산자들에 의한 산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죽은자를 추모하는 것도 알고보면 죽은자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산자를 위해 하는 것이다. 산자가 체면과 도리를 지키면서 산다는 것을 인식하며 내보이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죽은자가 살아 있을 때에 덕망있고 위업을 이루었던 자라면 그 권위를 잇고자 하는 형식일 수도 있다.

죽은자는 어떤 경우에도 말이 없다. 이세상의 모든 것이 끝났기 때문이다. 죽은자는 죽음조차도 모른다. 그러니 슬픔자체가 없다. 그저 죽음을 맞아 받아들일 뿐이다. 그것이 산자로서의 마지막이다.

죽음을 아는 것은 오직 산자의 몫이다. 그래서 보고. 듣고. 느끼며. 슬퍼한다. 산자들에게는 그 죽음에 대한 슬픔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져간다. 이세상은 산자들을 위한 터전이기에 여기서 산자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다. 이세상에서의 삶은 죽은자에 대한 슬픔을 오래 간직할 수 없이 분주하다. 광장의 주인공으로서 살아가기 위하여는 해야할 일이 너무도 많다.

삶에서의 희망도. 영광도. 환희도 모두가 산자의 몫이며. 걱정도. 근심도. 미움도. 분노도. 두려움까지도 모두가 산자의 몫이니까 말이다.

이처럼 온갖 희로애락이 넘실대는 광장이 이세상이다. 그러나 아무리 고달픈 삶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세상이 죽음의 저세상보다는 낫기에 죽기를 싫어하고. 어떻게 하든지 살려고 진력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만일 죽음의 저세상이 삶의 이세상보다 좋다고 한다면 누구든지 일찍이 죽음을 택하려고 애쓰지 않겠는가 싶다.

그래서 우리가 아무리 어렵고 고달퍼도 죽음의 저세상보다는 낫기에 삶을 지켜내려고 고집스레 노력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우리가 사는 동안 때로는 견디기 힘들고 앞이 캄캄한 경우가 있을 지라도 우리의 광장이요 터전에서 기꺼이 이겨내는 것이 산자의 몫이며. 마땅한 임무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므로 세상의 어떠한 것들이라도 우리가 사는 이세상의 현실적 삶에 유익이 되지 않는 것은 아무리 좋다고 말하여도 그것은 세상을 사는 사람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더할나위 없이 거룩한 성자(聖者)라고 하여도 이세상보다는 죽음의 저세상이 훨씬 좋다는 이유로 더 살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찍이 죽음을 택한자는 없다고 알고 있다. 그런대 간혹 어떤 자는 악한 이세상을 정화시키는 일이 더 있어서 그 임무를 수행해야 하므로 못죽는다고 변명아닌 변명을 하는데 그것은 상식과 이성적으로 설득력이 없다.

그러므로 세상의 어떠한 열변도. 연설도. 논쟁도 우리의 현실적 삶에 긍정적인 의미를 주고. 더 좋고 아름다운 기쁨을 주며. 더 평안을 주는 그 무엇이어야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사람은 유한하고 부족한 존재라서인지 영원하기를 원하고 완전해지고 싶어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인간의 속성을 교묘히 이용하여 상식적으로는 터무니 없는 방식으로 미지의 세상에 대한 기대를 갖게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도처에서 생겨나고 있는 것을 본다.

불확실성이 심하고 혼란스런 때일수록 우리를 어지럽게 하는 술수들이 난무하게 된다. 물론 사람이 부족하고 유한한 존재로서 한계를 인정하고 그 이상을 갈망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목적과 방식이 세상의 삶을 부정하거나 터무니 없는 내용일 때에는 경계해야 한다.

이세상은 산자를 위한 광장이라는 상식과 진리에 벗어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산자여. 고달픈 삶이라하여도 이세상의 삶이 보통사람의 길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광장의 주인공들이여. 터무니 없는 유혹에 흔들리지 말고. 중심잡고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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