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배를 끌고 산을 넘다
[기획연재] 배를 끌고 산을 넘다
  • 괴산타임즈
  • 승인 2019.12.1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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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는 본시 우리 땅이다' 작가, 이석우 시인의 우리 역사문화 답사기
눈물의 섬 대마도를 가다 19.
이석우 시인
이석우 시인

대마도에 가면 실제로 배를 끌고 산을 넘어 가는 선월(船越)이 있다. 일본어로는 후나코시라 부르며 대선월과 소선월이 있는데 지금은 운하를 만들어 배들이 넘나든다. 대마도는 고구마처럼 남북으로 길게 누워 있는 섬이다. 마치 태평양에서 한반도로 밀려오는 큰 파도를 막아서 듯

82km나 길게 방책처럼 둘러쳐져 있다. 그러므로 옛날에는 서쪽 바다에서 동쪽 바다로 가려면 3일 이상이 걸리는 뱃길이 된다. 육지로 넘어가면 178m 밖에 되지 않는데, 3일이나 허비해야 하니 뱃사람들의 급한 성격상 참아낼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배 밑바닥 통나무를 깔고 밀어 올렸던 것이다. 동래부지의 고려말 송씨가 부산포(釜山浦)의 도유삭(都由朔)에서 이곳 선월포로 건너와 성을 종씨로 바꾸어 대마도주가 되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이곳이 부산과 대마도의 직항로였던 것 같다.

이 소선월에서 바라보이는 서쪽 바다는 서조수(西漕手 니시노코이데)이다. 이 포구는 강줄기를 연상시킨다. 이 줄기는 급기야 아름다운 아소만과 연결된다. 필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 작은 배 몇 척이 뻘에 뱃머리를 기댄 채 옛날을 향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었다.

바람소리만 잠잠하다면 이곳에서 매림사(梅林寺)의 목탁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아주 근거리에 바이런지가 있다. 538년 백제의 성왕이 보내준 불상도 이곳에서 밀어 올려지고, 당나라를 오가던 일본의 견당사들도 이 소선월을 오가갔다. 지금은 너무 한적하여 바닷바람과 댓잎소리만 어울려 살지만 옛날에는 한반도에서 불경과 불상이 들어오고 승려들이 북적이던 일본을 향해 문화 통로였다.

일본은 당나라에 7세기부터 9세기에 걸쳐 외교사절을 파견하게 된다. 이 사절단 일행은 유학생과 유학승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많게는 500 명을 넘을 때도 있었다. 이 들은 한반도의 서해안을 따라 산둥반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견당사는 15회 정도 이어지는데 1회에서 5회 까지는 이 고개를 편리하게 이용하였다. 그러나 6회 부터는 신라와 관계가 악화되자 신라 측에서 출입을 통제해 버렸기 때문에 이곳에 발을 얹지 못했다. 이 사실만 보아도 대마도가 신라시대부터 우리 땅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419년 6월 29일 대마 8대도주 도도웅와는 이곳에서 이종무 장군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종무 군단은 훈내곶에 목책을 설치하고 대마도 해안을 봉쇄해 버린 것이다. 이곳은 상 대마도와 하 대마도를 잇는 곳으로 일본에서 오는 배가 아소만과 조선으로 가는 길목이므로 이곳을 차단해버리면 숨통을 막는 것과 다름없다. 도도웅와는 이종무 장군에게 간청한다.

“하국의 도민으로서 감히 상국을 침노하여 노략질한 죄 백번 죽어 마땅하오나, 대장군께서는 호생지덕을 베풀어 그만 군사를 물리시고 수호하시기를 엎드려 바라옵니다.”하였다.

조선조정은 대마도 도주 도도웅와의 항복을 받아들였다. 병조판서 조말생으로 하여금‘대마도는 조선 땅이며 경상도의 계림에 속한다.’는 서찰을 도도웅아에게 전하게 하였다.

이어 세종대왕은 머리를 조아리는 도도웅와에게 교지를 내려‘도덕과 윤리가 통하도록 하여 멸망의 화를 자초하지 말지어다.’라고 추상같은 호령을 내린다. 이때의 을해동정(乙亥東征) 사건은 세종실록 제1권에 기록되어 있다.

1420년 윤정월 10일 도도웅와는 조선의 국왕에게 신하로써 본분을 다하겠으니 대마도를 조선의 고을로 삼아 달라고 간청한다. 조선은 1420년 1월 23일 대마도를 경상도에 편입시켜 ‘대마주’라하고 도주를 ‘태수(太守)라 부르도록 하였다. 지금도 이즈하라 하찌만 궁(八幡宮팔번궁)신사 도리이에  (太守)’라는 글자가 남아 있다.

도도웅와는 이제 살 것 같았다. 봉정(峰町사가)에 기반을 두고, 매림사에 조선으로 가는 배들의 도항증명서 발급을 맡겼다. 아들 종성식 (宗城職소 시게요시)은 조선의 관직인 종일품 판중추원사 겸 대마주도제사로 임명되었다. 그는 대마주 태수로 매림사 여객터미널 운영권을 독점하며 10만석지기 대마도 종가가 된다.

소선월포
소선월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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