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 상황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 대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
우리 경제 상황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 대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
  • 괴산타임즈
  • 승인 2019.11.1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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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두원공대 교수
김영일 교수
김영일 교수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는 심리학 용어로, 약효에 대한 불신 또는 부작용에 대한 염려와 같은, 부정적인 믿음 때문에 실제로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1961년 미국의 의사 월터 케네디(Walter Kennedy)에 의해 소개된 용어로, ‘해를 입게 되다’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하였다. 

영국의 과학잡지 《뉴 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노시보 효과에 대한 15편의 연구에서 환자의 25%가 노시보 효과에 의한 우울과 피로감, 성기능 장애 등의 부작용을 보였다. 1998년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교사가 휘발유 냄새 같은 것을 맡았다고 하면서 두통, 어지러움,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하였고 이어서 학생과 교사 100여 명이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여 학교를 폐쇄하고 조사를 진행했으나,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학생들과 교사들의 신체상태에서도 별다른 특이점이 나타나지 않았고, 다른 친구들이 아프다는 것을 본 이후 증상을 느꼈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영국의 심리학자 어빙 커시(Irving Kirsch)는 이와 유사한 실험을 진행했는데, 대학생들에게 깨끗한 공기를 마시게 한 뒤 공기에 독소 성분이 포함되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한 집단에는 여성이 공기를 마시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여성의 모습을 목격한 집단에서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노시보 효과와 함께 집단 심인성 질환이 일어나는 원인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 즉, 실제로 아무런 해가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해를 입을 것이라는 부정적 믿음이 실제로 그러한 효과를 가져오며,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 내에서도 전염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1942년 미국의 생리학자 월터 캐넌(Walter Cannon)이 명명한 ‘부두 죽음(voodoo death)’를 들 수 있다. 아이티섬에서는 원시 종교인 부두교의 주술사에게 저주를 받은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는데, 저주의 위력에 대한 믿음이 죽음에 이르는 데 주요한 작용을 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노시보 효과의 사례로 볼 수 있다.

노시보 효과는 의학계에서 의료진들이 환자에게 지나치게 부정적인 진단을 내리거나, 약의 부작용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논란의 근거가 되었다. 환자와 가족에게 혹시 있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하는 것은 의료계에서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진단이 환자가 치유나 생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하거나 약효에 대해서 불신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는 부정적 효과를 가질 수도 있다. 

플라시보(placebo)라는 단어는 원래 ‘좋아지게 하다, 만족스럽게 하다’는 의미의 라틴어로 14세기에는 ‘죽은 사람들을 위한 저녁 기도’라는 뜻으로 쓰였다. 이 단어가 의학적인 관련을 갖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1785년 발간된 『신의학사전(New Medical Dictionary)』의 기타 의료행위 항목에 수록되어 있다. 

1794년 게르비(Gerbi)라는 이탈리아 의사는 이상한 사실을 발견했다. 치통환자에게 벌레의 분비물을 발랐더니 환자의 68퍼센트가 1년 동안 치통이 나타나지 않았다. 특별히 그 벌레의 분비물이 치통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었지만, 게르비나 환자 모두 효과가 있을 것이라 믿었고 실제로 효과도 있었다. 이러한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플라시보’란 단어는 1800년대 초반부터 서서히 오늘날의 의미와 매우 흡사한 뜻을 갖게 되었다.

1950년대 협심증 수술법 중에 ‘내유동맥 묶음술(internal mammary artery ligation)’이라는 것이 있었다. 흉골 부위를 절개해서 가슴 안의 내유동맥을 묶어버리면 심근으로 흘러가는 혈액이 증가하면서 협심증이 좋아지는 수술이다. 이는 1930년대부터 이십여 년간 유행했다. 1955년 시애틀의 심장외과의인 레너드 콥(Leonard Cobb)은 이 수술법이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인지 의문을 품었다. 그래서 그는 환자의 절반에게만 실제 시술을 하고, 나머지 반에게는 피부만 살짝 절개해서 수술 상처만 냈다. 그런데 두 집단 모두 가슴통증이 사라지는 결과가 나타났고, 석 달이 지나자 환자 모두 다시 가슴통증을 호소했다. 즉, 내유동맥 묶음술이나 플라시보적 시술이나 모두 실질적 치료 효과가 없었고, 수술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통증을 완화시켰던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플라시보(placebo)효과 또는 위약(僞藥)효과라고 한다. 

1957년에 브루노 클로퍼(Bruno Klopfer)가 보고한 사례가 있다. 그는 임파암으로 진단받은 W씨를 치료하고 있었는데 손을 대기 어려울 정도로 신체 곳곳에 암이 퍼져 있었다. 당시 크레비오젠(krebiozen)이라는 새로운 약이 개발 중이었는데, 언론에서는 암을 정복할 수 있다고 대서특필하고 있었다. W씨의 경우 암이 지나치게 진행된 상태라 이 약을 줘도 크게 기대할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W씨는 그 약을 처방받은 후 암이 줄어들면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격히 호전되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신문에서 “크레비오젠이 기대한 만큼의 효과가 없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그러자 W씨는 낙담을 하게 되었고, 이후 신기하게 똑같은 약을 처방받았지만 몸무게도 줄고 암도 다시 자라나게 되었다.

이 약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좋아질지, 언제부터 어떤 식으로 좋아질 것인지, 또 이 약이 증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것이라는 설명을 듣는 것, 즉 일종의 맥락과 의미를 이해하면 플라시보 효과는 더 커진다. 그리고 환자가 보살핌과 염려의 대상이 되고 주변의 환경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것, 더 나아가 이제는 한 개인이 그 질병을 다스릴 수 있고 지배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믿게 될 때 플라시보 효과는 배가될 수 있다.

이렇게 긍정적인 암시를 주고 의미를 이해하는 것으로 증상이 좋아진다면, 그 반대도 가능하지 않을까? 즉, 부정적이고 나쁜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설명을 듣는 경우에는 실제로 통증이 심해지거나 나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를 노시보(nocebo) 효과라고 한다. 이는 꼭 통증이나 심리적 불편감뿐 아니라, 집단히스테리도 설명해 준다. 괴질이 돈다는 소문이 돌 때, 마을 사람들이나 한 학교의 재학생 상당수가 이유 없는 설사나 통증을 호소하며 괴질의 증상이라 알려진 여러 가지 증상들을 보이는 것도 노시보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이전까지 미신과 주술일 뿐이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 믿었던 수많은 것들이 사실은 플라시보 효과의 일환일 수 있고, 뇌와 정신세계에서는 실제로 기능했다는 것을 의학이 발달한 현대에도 우리는 부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과학적으로는 그 효과를 설명할 수 없는 것에 매달리면서 극적인 호전을 기대하는 난치병, 만성질환 환자들의 마음을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을 부정하거나,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 플라시보 효과로 믿는 만큼 좋아진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좋게만 바라볼 만한 문제는 아니다.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고 있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플라시보 효과의 한계를 이해하게 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길로 돌아서게 할 것인지가 현대의학에 종사하는 모든 전문가들의 고민이다.

또한 플라시보로 인해 좋아진 사람이 사실은 ‘병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에게는 자연치유능력이 있다. 환자가 꾀병을 가장한 것이 아니라, 뇌와 정신의 자연적 자가치유능력이 발현된 것이다. 이 능력이 발동하기 위해서는 ‘이 치료가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는 기대와 이 치료의 의미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임상연구에서 위약만 복용했는데도 비슷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30퍼센트 정도의 환자에서 상당한 증상의 호전을 볼 수 있었다. 플라시보를 통해 정신의 치유능력을 알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엄마 손은 약손’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어릴 때 이 말을 들으면서 엄마가 배를 쓸어주면 서서히 복통이 가라앉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은 나이가 든 다음에도 배를 쓸어주었을 때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고, 그런 경험이 없던 사람에 비해 더 빨리 좋아질 것이다. 한 번이라도 좋아졌던 경험이 있었다면 이 기억은 오래 지속되어 그와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비슷한 효과가 학습되는 것이다.

플라시보는 신기루가 아니라, 우리 뇌 속에서 실현되는 정신작용의 일부다. 치료하는 데 있어 고통을 인정하고, 의미를 밝히면서, 치료에 대한 적절한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은 의사-환자 관계와 치료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한 점이 플라시보가 밝혀낸 정신의학의 결정적 순간이었다. 

최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글로벌 경제 자체가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나름대로 우리 경제는 잘 막아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10년만에 2%대를 붕괴할 것이 유력해지는 등 경제지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여전히 이 같은 원인을 대외경제 탓으로 돌리며 경제 상황을 긍정 평가한 것이다. 고 대변인은 “물론 부족한 부분들도 있지만 현재 글로벌 경제 자체가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지금 잘 막아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국제기구들에서도 거기에 대한 평가들을 분명 하고 있다”고 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곳간의 재정을 쌓아두기만 하면 썩어버리기 마련”이라며 “어려울 때 쓰기 위해 곳간에 재정을 비축해 두는 것이고 지금 글로벌 경기가 어렵고 우리나라도 그 상황 속에 있다면 적극적으로 정부가 나서는 것이 해야 될 역할”이라고 했다. 작금의 우리 경제상황을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로 볼 것인가?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로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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