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시인
우리 마을 골짜기마다
파릇하게 피던 청년 잎새였으니
눈 푸르러, 맘 푸르러
별이 되어 가는 것이네
아버지, 어머니 지금 떠나지만
농사철에는 꼭 돌아 올라요
논둑에 물 발라 못자리마다
병아리 같은 모를 키우러 돌아 올라요
한쪽 맘은 부모님께 드리고
한쪽 맘은 형제에게 주고
새색시에게는 빈 가슴을 주고
별이 되어 가는 것이네
새색시야, 자식들아 지금은 끌려가지만
농사철에는 꼭 돌아 올라요
새색새 등에 업혀서 딸꾹질하는
자식새끼 보고 싶어 돌아 올라요
생땅이 꺼진 자리에서, ‘색시야’
들리는 기척, 물망초가 저예요
총탄이 스친 자리에서, ‘어머니’
부르는 소리, 물망초가 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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