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山)에게서 배우다
산(山)에게서 배우다
  • 괴산타임즈
  • 승인 2019.10.0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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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남윤봉 교수.
남윤봉 교수.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한다. 전문산악인이 아니라도 건강을 위하여, 단합대회를 위하여 때때로 주변의 산을 오른다. 소수의 전문산악인들은 기록을 위하여 세계적인 이름 난 산을 오르기도 한다. 우리나라 역시 산이 많아서 어느 곳을 가든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크고 작은 산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쉽게 산을 오를 기회가 많다. 

특히 근래에는 사람들이 건강관리 차원에서 운동삼아 산에 많이 오른다. 나또한 거의 주말마다 서울 근교의 산을 정기적으로 오르고, 때로는 몇 사람이 무리지어 이산 저산 오르기도 한다. 수십년간을 계속하여 주말에는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당연히 등산(登山)을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삼아, 휴식삼아 등산한다. 

산에 오를 때는 힘도 들고 온몸에 땀이 흐르지만, 등산을 마치고 씻고 나면 날아갈 듯이 상쾌하다. 또한 산속을 오르내릴 때에는 마음이 평안하고 푸근하며 잡스러운 생각을 잊을 수 있고 때로는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어 좋다. 그래서 주로 혼자서 등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산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런 중에 산(山)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말이 없는 산이지만, 산은 우리에게 참 으로 귀한 내용을 가르쳐주고 있다. 다만, 그것을 알고자 마음을 여는 자에게만 배우게 한다. 

산은 절대로 배움을 강요하지 않고 자율에 맡기고 있을 뿐이다. 누구든지 에게 말이다. 산이 가르쳐주는 내용이 수없이 많겠지만, 마음을 열고 배우고 있는 몇 가지를 살펴본다.

첫째로 산에게서는 의연함을 배울 수 있다. 산은 언제나 사시사철 그 자리에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때에도 늘 그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다. 다만 계절 따라 색깔을 바꾸어 가면서 말이다. 그리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의연히 굳건히 버티고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당황 하거나 위축되지 않고 당당한 모습이다. 참 믿음직하다.

둘째로 산에게서는 겸손함을 배울 수 있다. 산을 찾는 사람이면 ‘부귀빈천, 남녀노소, 국적여부를 가리지 않고 밟게 한다. 그것도 손도 아니고 발바닥으로 딱딱한 신발을 신은 채 말이다. 세상의 어느 것도 자신을 마구 밟아도 전혀 반응이 없는 것은 드물 것이다. 이보다 더한 겸손함이 어디 있으랴

셋째로 산에게서는 넓은 포용력을 배울 수 있다. 산은 각종의 풀, 나무, 바위 등은 물론이고 각종의 새들을 비롯해 수많은 산짐승들을 마음대로 살게 다 받아들인다. 자기의 능력이 있는 한 자유롭게 살도록 어느 것 하나도 배척하지 않는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법칙에 맡긴다. 
그러니, 바람이 불면 풀과 나무들은 고맙다고 춤을 추고, 산새들은 봄이 되면 감사의 노래를 부른다. 

넷째로, 산에게서는 다양함을 배울 수 있다. 산에는 높은 능선도, 정상도 있고, 깊은 골짜기도 있으며 급한 경사진 곳이 있는가 하면 완만한 경사도 있다. 그런가 하면, 곳곳에는 평탄한 휴식처도 있고, 물이 솟아나는 샘도 자리하고 있다. 다양한 모습의 형상들을 품고 있는 것이 바로 산이다. 그래서 산에 오르면 운동도 되고 휴식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섯째로 산에게서는 엄격함을 배울 수 있다. 산은 찾는 사람을 누구도 차별 없이 받아주지만, 늘 긴장 하고 주의하는 것을 요구한다. 자만하거나 부주의 하면 누구도 가리지 않고 실족(失足)시킨다. 비올 때는 그때대로, 눈이 올때는 그때대로 조심스럽게 산에 올라야지 잠시라도 방심하면 바로 실족하게 만든다.

여섯째로 산에게는 침묵의 위대함을 배울 수 있다. 산은 그 생긴 이래로 모든 역사적 사항과 등산객들이 나눈 모든 정보를 다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번도 그 내용을 공개하거나 비밀을 누설하는 일이 없다. 그래서 산으로 인하여, 다툼이 생기거나 송사(訟事)가 벌어진 일이 없다.

이처럼 우리가 오르는 산(山)은 우리에게 건강과 휴식을 제공할 뿐 아니라,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고 있다. 산의 의연함, 겸손함, 포용력, 다양함, 엄격함, 침묵함의 가르침을 잘 배우면 우리의 삶은 더욱 윤택하고 화평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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