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 괴산타임즈
  • 승인 2019.09.21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이승신 시인이 동경 메구로 강 6키로에 늘어진 밤 사쿠라 배경으로  -  2016  3  28  동경
이승신 시인이 동경 메구로 강 6키로에 늘어진 밤 사쿠라 배경으로 - 2016 3 28 동경

추석 즈음 지인이 옛 노래를 보내주었다.
"When You and I were young, Maggie"
어려서 듣던 '메기의 추억' 이다. 오랜만이고 영어 가사가 애잔해 몇 번이고 들었다.

내가 기억하는 '메기의 추억' 한국 가사는 이랬다.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메기 같이 앉아서 놀던 곳
물레방아 소리 들린다 메기 내 사랑하는 메기야
 

메기라는 물고기도 연상되며,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을 노래하는 거로 여겼는데, 오리지날 가사와 비하인드 스토릴 들으니 사뭇 다른 인상으로 다가온다.

조지 W 존슨이 토론토대를 나온 후 존스 홉킨즈대에서 철학박사를 하고 매기 클라크와 1865년 결혼해 클리브랜드로 가서 살았는데, 바로 그 해, 매기가 타계하여 깊은 상처를 받고 카나다로 돌아가 토론토대 교수로 살다 간 배경 이야기다.

신혼에 갔으니 그 마음이 어땠으랴. 그런 배경을 전혀 모른채 '금잔디 같이 놀던 메기야~' 노래했던게 죄스러지워진다.

그 해에 쓰고 다음 해 1866년 시카고의 제임스 버터필드가 작곡해 힛트했고 150년이 넘은 지금까지 미국 Popular Song의 손꼽히는 노래로 사랑받고 있다. 

그때나 현대에나 사랑하는 이와의 헤어짐은 가슴아픈 일이다. 최근 미국의 TED 강연에 '실연'에 대한 심리전문가의 강연이 있었다. 그에 의하면 대강대강 넘어가는 실연의 아픔이 그게 얼마나 죽을 것 같은 병인지를 여러 예를 들어 설명했다. 뉴욕에서 함께 한 여성이 서부로 가버려 매일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은 남자를 상대한 이야기는 절절했다. 이별이든 사별이든 사랑을 다하지 못한 이에겐 힘겨운 시간일 것이다.

Maggie 노래를 들으니 두 분이 떠오른다.
우선 어머니~
아버지 갑자기 가시고 쓰러진 3년 후 쏟아진 시로 그때부터 일본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는데 '살아남은 자의 슬픔 고통 애절함'이 독자의 가슴을 울렸고 그 시의 하나가 시비로 일본에 높이 서 있다.

또 한 분은 봄에 뵌 백세 김형석 교수다.

80이 넘어서자 가까이 지낸 철학 3인방 안병욱, 김태길 선생에게 이제 나이가 많으니 가끔 만나 이야기도 하고 회포도 풀면 어떤가 하니 김태길 선생 왈 '그러다 가게 되면 남은 이가 얼마나 힘들겠나, 그런 생각 안해봤어?  그냥 이대로 그런 거 만들지 않는게 나아'  김형석 선생은 그에게 감격한 듯 매 강연마다 그 말을 빼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고도 친구가 하나씩 가며, 남은 자신은 2, 3 년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김태길 선생의 말을 생각하며 나는 생각에 잠겼다. 어머니와는 태평양을 사이로 오래 떨어져 있기도 했고 많은 말을 하지 않았는데, 가시고야 시詩를 통해 그 마음을 본다. 아버지와의 사랑의 시를 보며 아 추억이 많으니 이리 좋은 작품이 나오는구나, 했는데 그렇기에 그 낙차로 남아 있는 엄마는 훨씬더 가슴 아팠겠다는 생각을 한다.

'먼저 간 그대가 행복이네, 남은 이의 뼈아픈 사정 그 누가 알까'   손호연

Maggie의 작가는 '내가 당신만을 사랑한다고 처음 고백했을 때 당신은 나도 당신만을 사랑해 답했었지'  그 고백을 소절마다 7번이나 넣었다.  애절하다.

그 마음을 내내 안고 살았을까 다시 사랑에 빠졌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로맨틱 시를 많이 썼다는 그가 새파랗게 젊었고 사랑의 감성이 풍부하니, 아마도 다시 사랑하게 되지 않았을까, 150년 전 사람을 내 맘대로 상상해 본다.

어머니도 언젠가 조용히 '내가 먼저 갔다면 아버진 결혼했겠지'하여 놀란 적이 있다. 어머니 시를 접하는 분들은 흔히 '이렇게 일편단심, 자신이 가는 순간까지 절절히 사랑하는 이가 세상에 어딨어요, 훌륭한 분이네요'  어머니에 감동을 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아버지가 그런 사랑을 받을 만한 분이기에 그랬다는 걸.

 

When You and I were young, Maggie


The violets were scenting The woods, Maggie

Their perfume was soft on the breeze
When I first said I loved only you, Maggie

And you said You loved only me
 
The chestnut bloomed green Through the glades, Maggie

A robin sang loud From a tree
When I first said I loved only you, Maggie

And you said You loved only me
 
A golden row of daffodils Shone, Maggie

And danced with the leaves on the lea
When I first said I loved only you, Maggie

And you said You loved only me
 
The birds in the trees Sang a song, Maggie

Of happier days Yet to be
When I first said I loved only you, Maggie

And you said You loved only me
 
I promised that I'd come again, Maggie

And happy forever We'd be
When I first said I loved only you, Maggie

And you said You loved only me
 
But the ocean proved Wider than miles, Maggie

A distance Our hearts could not foresee
When I first said I loved only you, Maggie

And you said You loved only me
 
Our dreams They never came true, Maggie

Our fond hopes were Never meant to be
When I first said I loved only you, Maggie

And you said You loved only me

제비꽃 향기 숲 속에서 풍겨오고,  매기여

그 향기 바람에 실려 감미롭게 다가왔지

당신만을 사랑한다고 처음 고백했을때, 매기
당신도 나만을 사랑한다고 답했었지
 
숲 속 빈터엔 밤꽃이 푸릇푸릇 피어나고, 매기
나무에선 울새가 크게 노래했었지.

당신만을 사랑한다고 처음 고백했을때, 매기
당신도 나만을 사랑한다고 답했었지

늘어선 황금빛 수선화 환하게 빛나고, 매기
초원의 잎들은 마냥 춤을 추고 있었지

당신만을 사랑한다고 처음 고백했을때, 매기
당신도 나만을 사랑한다고 답했었지

나무 위의 새들이 노래를 하고, 매기
다가 올 더 큰 행복의 날들을 위해
당신만을 사랑한다고 처음 고백했을때, 매기
당신도 나만을 사랑한다고 답했었지

그러나 우리 꿈은 실현되지 못하고, 매기
바라던 희망을 이룰 수가 없었네

당신만을 사랑한다고 처음 고백했을 때, 매기
당신도 나만을 사랑한다고 답을 했었지


  • 충청북도 괴산군 관동로 193 괴산타임즈
  • 대표전화 : 043-834-7008 / 010-9559-6993
  • 팩스 : 043-834-7009
  • 기사제보/광고문의 : ssh6993@hanmail.net
  • 청소년보호책임자 : 노원래
  • 법인명 : 괴산타임즈
  • 제호 : 괴산타임즈
  • 등록번호 : 충북 아 00148
  • 등록일 : 2014-12-29
  • 발행일 : 2014-12-29
  • 발행인 : 노원래
  • 편집인 : 노원래
  • 괴산타임즈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괴산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sh6993@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