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람의 일생의 과정을 보통 생로병사(生老病死)라고 말한다. 생(生)은 태어나서 산다는 의미이고, 노(老)는 살다가 나이 들어 늙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병(病)은 나이 먹고 늙으면 병들게 되고, 사(死)는 급기야 죽는다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쳐 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드물기는 하지만 늙기는 하였으나 죽기 전에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가 임종하는 사람도 없지 않으며, 병이 들어도 꼭 늙어서 병들지 않고 젊어서 병들어 고생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그리고 생(生)을 태어나서 살다가 늙어 간다고 해석하는 것 보다는 생(生)은 태어나는 것을 의미하고 살아서 활동하는 기간이 삶의 중요한 기간임을 생각할 때에 생(生)다음에는 활(活)이라는 살아서 활동하는 과정을 넣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의미가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활(活)의 과정에서 배우고, 일하고, 가정을 이루고, 사회와 국가의 일원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 권리를 누리는 삶의 주체로서 일생 중에서 가장 소중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람이 한 세상 잘 살았다고 할 때에는 이 활(活)의 과정이 어떠했느냐에 핵심적 요소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면 다른 생, 노, 사의 과정은 당연히 전체되거나 따라오는 과정에 지나지 않겠는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사람의 삶의 과정에서 병(病)을 빼고 활(活)을 넣고자 하는 이유는 사람의 일생에서 병(病)의 과정이 누구나에게 꼭 있지도 않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이 병의 과정이 없었으면 하는 소원과 그 가능성을 생각해보기 위함이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사람의 일생의 과정을 생, 노, 병, 사가 아니고 생(生),활(活),노(老),사(死)로 바꾸고자 한다. 그렇게 함으로서 실제로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인 활(活)이 강조되고, 부담스러운 병(病)의 과정을 축소하거나 사전에 예방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자 함이다. 너무 자주 써온 ‘생로병사’라는 말에 익숙하기에 새삼 ‘생, 활, 노, 사’로 말하기에는 어색한 점이 있겠지만, 계속 사용하고 그 의미를 생각하면 속히 익숙해지고, 편안해 지리라 믿는다.
그러면 일생의 과정에서 병(病)의 과정이 없어지면 어떤 현상이 생겨나게 될까 생각해 보면, 모든 이가 소망하는 누구든지 무병장수(無病長壽)의 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일생에서 병(病)이 없는 삶은 생각만 해도 설레이며, 기쁨이 충만해 진다. 또한 병(病)으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고생스러운 부담에서 해방이 된다. 이 얼마나 멋진 삶이 구현되겠는가 말이다.
그러면 지금까지 병(病)으로 인하여 건재해 왔던 의사와 병원이 큰 어려움을 겪거나 불필요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금까지는 의사와 병원은 병(病)의 치료에 무게를 두어 왔다면 앞으로는 병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진단, 예방하는 의료 활동으로 그 중심축을 전환하면 될 것이다.
지금도 사전의 정기건강검진으로 병(病)을 예방하는 의료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앞으로는 병의 원인에 대한 연구와 예방에 관한 연구가 더욱 활발히 행해지고, 고도화 되는 방향으로의 진전이 가속화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환자’라는 이름이 아닌 ‘방문자’, ‘손님’으로 불리워지는 날을 고대해 본다. 또한 병원의 입원실은 치료를 위한 환자의 입원실이 아니고 검진이나 예방조치를 받기위한 입원실이 되었으면 한다. 현대의 의술로서 치료가 가능하면 예방 또한 가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생각해 본다.
이처럼 앞으로는 우리의 일생과정이 ‘생로병사’의 과정이 아니고 ‘생활노사’의 과정으로 변화되어 삶에서 병(病)을 사전에 검진, 예방하여 건강하고 외로움이 없는 무병장수(無病長壽)의 복을 우리 모두가 멋지게 누리는 세상이 속히 오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