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왕인 대마도에 문화의 씨톨을 떨구다
[기획연재] 왕인 대마도에 문화의 씨톨을 떨구다
  • 괴산타임즈
  • 승인 2019.08.0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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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는 본시 우리 땅이다' 작가, 이석우 시인의 우리 역사문화 답사기
눈물의 섬 대마도를 가다 ⑩.
이석우 시인
이석우 시인

왕인박사는 일본에 문화를 전하기 위해 윗대마도에 먼저 발을 올린다. 사람들은 이를 기념하여 그가 거처했던 포구를 와니우라’라고 불렀다. 이 마을에서 한국전망대를 올려다보면 구름 난간에 매달려 있는 듯하고,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작고 아름다운 마을을 확인하게 된다.

백제의 영암 출신 학자인 왕인 박사는 이상하게도 우리의 역사기록에는 크게 눈에 띄는 바가 없다. 그러나 일본 고대 역사서인 고사기(古事記), 일본서기(日本書紀), 속일본기(續日本紀)에는 그의 행적이 뚜렷하다. 일본어로는 그를 '와니(王仁)', '와니기시(和邇吉師)'라고 적는다.

와니우라 마을에는 대마시의 시목(市木)이며 국가천연기념물인 이팝나무가 약 3,000그루나 자생한다. 이 나무는 4월 말과 5월 초에 꽃을 피우는데 대마도 사람들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히토츠바타고(이팝나무축제)’를 연다. 행사에는 아이코렌 전통북, 고등학교 브라스밴드, 쥬젠카이 전통무용 등이 공연된다. 조선통신사가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통신사가 처음으로 도착한 와니우라 항구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서기 100년경에 규슈에서는 비류백제 왕실의 자제(子第)가 그 지역을 다스리고 있었는데이들을 담로주(擔魯主)라고 불렀다. 어떤 일본 학자는 이곳에 7개의 담로(對馬, 壹岐, 伊都奴, 投馬, 邪馬臺)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특히 근초고왕 시절 이 담로들은 백제의 후원에 힘입어 강력한 지배력으로 통치해왔다.

일본 후생성의 1978년 B형 간염 유전자 물질을 조사한 결과 HB항원 분포도에서 한국인과 대마도인은 ADR형으로 100% 일치한다는 발표를 볼 때, 한반도 도래인의 피와 문화 유전자는 대마도를 거쳐 일본열도까지 흘러간 것이 확실하다.

왜의 오진왕이 "백제에 현인이 있다면 일본에 보내달라"고 간청하니 근초고왕은 손자 진손왕에게 논어 10권과 천자문을 가져다주라고 하였다. 이때 함께 일본을 오고 간 현인이 바로 왕인박사다. 천자문과 논어를 전달한 까닭에 일본에서는 왕인을 유교와 한자를 가르친 원조라고 극존한다.

284년(오진왕 15) 기록에는 백제왕이 경전에 능한 아직기(阿直岐)를 일본에 보내 태자의 스승이 되었다고 하였다. 이때 일왕이 아직기에게 '그대와 같은 훌륭한 박사가 또 있는가?'라고 묻자, 아직기는 '왕인이라는 뛰어난 이가 있다'라 대답하였다.

6세기에는 왕인 수준의 오경박사 외에도 역(曆)박사, 의(醫)박사 등이 교대로 일본에 파견되었다. 왕인은 책 이외에도 도공, 야공, 와공 등 여러 기술자들을 데리고 가서, 일본에 선진 문명을 자리 잡게 한다. 왜왕은 그에게 백제군(百濟郡)또는 백제향(百濟鄕)이라는 주거 타운을 만들어 주고 후손과 함께 살게 하였다. 이러한 역사의 축적물들이 바로 일본 고대 '아스카(飛鳥)문화'의 원류를 이루게 된 것이다.

위에서 대마도와 일기도는 서기 100년경에 비류백제 왕실의 자제(子第)가 담로주로 파견되었다고 하였는데, 몇 해 전 황백현 박사가 대마도주 종씨(宗氏)는 원래 한국의 송씨(宋氏)'라는 기록을 찾아내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에 따르면 1740년(영조16) 박사창이 편찬한 동래부지(東萊府誌)에 '대마주는 옛적 계림(鷄林, 신라)에 예속돼 있었으나 어느 때 왜인이 점거했는지는 알 수 없다. 세상에 전하기를 도주종씨(島主宗氏)는 그 선조가 원래 우리나라 송씨로, 대마도에 들어가서 성을 종씨로 바꾸고 대대로 도주가 되었다.'고 적시 되어 있다.

옛날부터 대마도는 다스림과 문화의 씨톨을 우리나라에서 떨어뜨린 곳이다.

한국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와니우라 포구 마을.
한국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와니우라 포구 마을.
마을에서 올려다본 한국전망대.
마을에서 올려다본 한국전망대.
아직기의 추천으로 오진왕 태자의 스승이 된 왕인은 군신에게 경사(經史)를 가르치며 파진가를 불러 가부(歌父)로 칭송받기도 한다.
아직기의 추천으로 오진왕 태자의 스승이 된 왕인은 군신에게 경사(經史)를 가르치며 파진가를 불러 가부(歌父)로 칭송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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