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절한 그리운 정
절절한 그리운 정
  • 괴산타임즈
  • 승인 2019.08.0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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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남윤봉 교수.
남윤봉 교수.

얼마 전 KBS방송 프로그램의 ‘다큐동행’에서 나오는 보수와 보성이 어린 남매의 이야기이다. 할머니와 살고 있는 11살짜리 누나인 보수는 동생 보성이를 위해 엄마의 역할을 한다. 아마도 어릴 적에 엄마가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모양이다. 누나인 보수는 생김도 지혜롭게 생겼지만 하는 행동과 마음 씀이 너무도 어른스럽고 의젓해서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저미게 한다. 진한 눈물이 흐른다.

여느 아이들 같으면 어리광 부리고 투정하기에도 모자랄 나이인데, 동생을 돌보는 마음과 처신은 멋진 엄마 못지않다. 할머니가 일찍 일 나간 아침에는 동생을 깨워 세수시키고, 머리도 감기고, 옷도 챙겨주며 식사까지 능숙하게 차려준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자신의 일은 물론 동생의 공부까지 돌보며 누나로서의 역할을 단단히 한다. 또한 할머니를 챙기는 정성과 마음 씀은 감히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 정도이다. 

할머니가 밭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할 때에는 할머니의 시장기를 가시게 하려고 미숫가루를 주전자에 타서 동생과 함께 밭으로 가져간다. 시원한 미숫가루 간식으로 요기를 한 할머니와 손자남매는 고사리 손으로 할머니를 돕겠다고 잡초를 뽑는다. 어찌 저들을 어린 아이들이라고 하겠는가.

인정이 무엇이고 감사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많은 아이들아, 엄마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면서 엄마에게서 길러지는 아이들아! 이 보수와 보성이 남매에게 배우라, 그리고 깨닫기를 바란다. 엄마가 곁에 있음 자체가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지를 말이다. 

그리고 엄마의 손길에서 길러진 모든 자들아, 혹시라도 엄마의 고마움을 잊었거나 미처 깨닫지 못했다면 보수 남매의 ‘다큐동행’을 한번쯤 보기 바란다. 또 이제는 다 컸다고 엄마를 혹시라도 도외시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지극히 어리석은 자요, 잔혹한자 임을 알라, 엄마의 존재 그 헌신적 모정은 천하보다도 귀하다는 사실을 엄마 없는 11살 어린누나 보수와 그 동생 보성이가 일러주고 있다. 엄마 존재의 소중함을 말이다. 

어느 날 할머니는 손주 보수와 보성이를 데리고 그들의 엄마가 모셔진 납골당을 찾아간다. 평소에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꾹꾹 감추었던 보수 남매는 엄마의 영정 앞에서 억눌렀던 그리움과 보고픔을 눈물과 함께 펑펑 쏟아낸다. 그 모습을 차마 눈물 없이는 볼 수가 없다. 간장이 저미어 온다. 저 어린 마음의 아픔과 그리움은 도대체 얼마나 되려나. 생각조차 할 수가 없다. 누나의 그 안쓰러운 모습을 보던 동생 보성이가 한참을 울고 나서는, 흐느끼는 누나를 감싸 안으며 “누나 이제 울지마”하며 위로한다. 
저것이 인정이고 사람의 본성이구나, 그 절절한 그리움과 남매의 정이 서린 장면이 눈에 한참을 어른거린다. 

엄마와 자식 간의 그리움과 정이 무엇인지 그 진면목이 어린 남매들로 하여금 진하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더 안타까운 것은 11살 딸은 엄마의 영정 앞에 주저앉아서 “엄마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우리 걱정 말고 잘살아야해, 동생은 내가 잘 기르고 있으니까”라고 울먹인다. 

차마 듣고 볼 수가 없다. 사람에게 있어서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왜 있는가? 저 어린 남매에게 엄마의 죽음이 왜 있어야 하는지, 너무도 못마땅하고 아픔이 저며 온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저 어린 남매를 지성으로 돌보는 할머니의 정성과 아직은 63세로서 비교적 정정하여 보호의 능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엄마가 무엇이고 자식이 무엇인지를 철저히 보여주는 애틋하고 가슴 저리는 현실의 어린누나 보수, 그 동생 보성아! 그 절절한 정과 지혜로운 모습에 감사하고, 깊은 것을 깨닫는다. 앞으로 늘 건강하고 귀한 성장을 통해, 만인에게 엄마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진한 삶을 살아가기를 응원하며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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