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묘학
관계의 묘학
  • 괴산타임즈
  • 승인 2019.07.2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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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남윤봉 교수.
남윤봉 교수.

관계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등 둘 이상이 서로 걸리는 일이라고 국어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그러면 사람과 사람이나 사람과 사물 등 둘이상이 서로 걸리는 일이 생겨나는 원인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우리는 흔히 혈연, 지연, 학연을 들기도 하고 이에 더하여 이해득실, 일정한 여건이 관계를 만들어 내는 고리나 요소가 아닌가 한다.

혈연은 혈족관계를 발생시키는 원인이다. 부모와 자식 등의 직계 혈족관계는 물론이고 형제자매, 삼촌, 사촌 등의 방계 혈족관계의 발생도 이 혈연관계의 부류이다. 가족관계의 핵심을 이루는 것이 혈족관계와 인척관계이다.

인척관계는 혈연이 아닌 혼인관계로 이루어진 관계를 말한다. 부부를 비롯하여 며느리와 시부모, 숙모와 조카 등이 이에 속한다. 혈연관계는 숙명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인척관계는 다소 선택적인 관계라고 할 수도 있다.

지연은 같은 지역을 출생이나 근거지로 삼아서 생겨나는 관계를 말한다.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와 같이 같은 지역을 관계의 고리로 삼는 것을 지연이라고 말한다. 이 지연관계도 우연의 일치에 의하여 생겨나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학연은 같은 학교를 모교로 하여 생겨나는 관계이다. 동문 선후배, 동창 등의 관계가 이에 속한다. 같은 학교의 학풍 속에서 배우고 자라난 공통점이 배어 있기도 하며, 상부상조와 높은 의리를 자랑하는 학연관계도 많다.

이 학연관계는 명문의 전통 있는 학교일수록 그 끈끈하고 긴밀함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 학연관계도 선택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는 학연관계의 작용이 너무 이기적이거나 패거리 유형으로 심화되는 경우에는 전체사회적인 면에서는 부작용을 초래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또 관계를 만들어 내는 요소로서 이해득실(利害得失)을 말할 수 있다. 관계는 둘이상의 상대방과의 연결이기에 그 관계의 내용이 서로의 이해득실에 관한 것일 수도 있다. 파는 자와 사는 자, 사용자와 근로자등과 같이 상거래관계, 노사관계 등이 대체로 이에 속한다. 이들 관계는 서로가 자기에게 더 유리한 입장을 취하려고 노력한다. 이를 적절한 접점에서 해결하기 위해 흥정하거나, 협의에 의해 해결점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지 못하면 거래가 성사되지 않거나 갈등이 심화되어 사회적 문제로 까지 증폭되는 경우도 종종 있게 된다.

그러면 이러한 관계의 유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크게 나누면 하나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로서, 가족관계, 이웃관계, 구성원관계로 나누어 볼 수 있고, 또 하나는 사람과 사물과의 관계로서 사람과 자연관계, 사람과 일 관계, 사람과 돈관계로 나누어 볼 수 있을 듯하다. 이에 더하여 국제사회의 측면에서는 나라와 나라관계가 있다.

우선 사람과 사람관계로서 가족관계를 보면, 가족단체인 가정은 사회조직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다. 생사고락을 같이 하는 혈족과 인척으로 구성된 가족관계는 어느 관계보다도 소중하고 긴밀하며, 서로 존중하고 의존적인 관계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현실은 과연 그런가. 너무 긴밀하고 서로의 단점을 잘 알아서인지 반목하고 불평하고 원망하는 가족관계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 아닌가.

또한 이웃관계는 어떠한가. 우연히 이루어진 이웃관계이지만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서로 이웃이 되어 산다는 것은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데, 과연 그런가! 먼 친척보다는 이웃사촌이 더 좋다는 말도 있는데 그렇지 못한 이웃이 얼마나 많은가 같은 승강기를 타고도 인사한번 안하고, 층간소음으로 다툼을 일 삶으며, 주차공간 문제로 싸움질 하는 이웃은 또 무언가, 모두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그리고 사람과 사물관계로서는 사람과 자연관계를 보면 무모한 개발, 훼손으로 황폐해지는 자연의 파괴는 우리의 삶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는 우리 사람들이 만들어낸 자연재해가 아닌가.

그리고 사람과 일과 돈 관계를 보자. 사람은 하는 일이 있어야 의미가 있고, 활기찬 삶을 살수가 있다. 이에 일한 만큼의 돈벌이가 있어야 생활에 활기가 돈다. 일은 사람을 살아 있게 하고, 돈은 사람을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돕는다. 돈은 버는 재미도 있지만 쓰는 재미도 버는 재미에 못지않다. 당당히 벌어서 멋지게 쓰는 것이 돈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아닌가 한다.

또한 아무리 주권국가라도 국제관계를 무시하고는 제대로 된 주권국가로서 건재할 수가 없다. 가까운 이웃나라끼리 서로 협력하고 이웃나라를 소중히 여기는 자세는 자국을 위해서나 이웃나라를 위해서도 긴요하다. 얄팍한 정치적 목적이나 왜곡된 역사관으로는 상생의 국제질서에서 도태를 초래할 뿐이다.

너무도 잘 지내야하는 가족관계, 이웃관계, 이웃나라관계가 현실에서는 그다지 원만하지 못한 것은 너무도 안타깝고 아쉽다. 그 원인은 배려심 없는 이기심의 발로가 아닌가 한다. 이 기회를 빌려 우리 각자가 관계의 정상화가 왜 필요한지를 되새겨 보았으면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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