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의 근원 담(1)
만병의 근원 담(1)
  • 괴산타임즈
  • 승인 2019.07.1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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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준 흙살림 동일한의원 원장
박석준 흙살림 동일한의원 원장.
박석준 흙살림 동일한의원 원장.

담痰은 코나 가래 같은 노폐물을 말한다. 코나 가래는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음飮이라고 하여 보통 담음痰飮으로 붙여서 부른다. 굳이 나누어 보자면 담은 진액이 열로 쪄져서 걸쭉하게 된 것이기 때문에 담이라 한 것이고, 음飮은 마신 물이 흩어지지 못해서 병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담은 걸쭉하고 탁하며 음飮은 맑다. 이 담은 다음 편에서 보겠지만 중풍이나 암은 물론 온갖 병의 근원이 되는 물질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담은 우리가 흔히 ‘담 결렸다’고 하는 바로 그 담이다. 담은 별다른 증상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몸 안에 오랫동안 담이 만들어져 쌓여 있었을 것이다. 담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대개 나쁜 것을 많이 먹었거나 나쁜 것을 별로 먹지 않았어도 조금이나마 만들어진 담이 밖으로 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담을 만드는 대표적인 것으로는 기름진 음식을 들 수 있다. 대부분의 기름을 사용해서 만든 음식이 여기에 해당한다. 고기에 있는 기름은 물론 동물성이나 식물성 기름으로 부친 모든 음식이 담을 만든다. 이 중에서도 튀김이 결정적이다. 튀김은 식재료를 기름으로 범벅을 만들 뿐만 아니라 고온의 열을 가하여 뜨거운 기운까지 갖게 한다. ‘담痰’이라는 글자는 병들어 기댈 녁(疒)과 불탈 염(炎) 자를 합해서 만든 글자다. 몸 안에 뜨거운 열이 있어야 담이 생기는데, 튀김은 기름과 더불어 그 자체가 열을 머금고 있다.

담을 만드는 가장 완벽한 요리인 셈이다. 어렸을 적 본인의 경험으로는 제삿날 어쩌다 먹은 부침개 몇 점 때문에 설사를 하곤 했었다. 그만큼 우리 식단에서는 부침도 흔치 않았고 튀김은 더군다나 아주 드문 일이었다. 그러나 요즈음의 요리는 기름을 이용하여 부치거나 튀기는 일이 많아졌다.

심지어 바삭바삭한 대부분의 과자 역시 튀긴 것이다. 어떤 과자는 튀기지 않고 구웠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어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구운 것은 맞는데 반죽에 이미 많은 기름이 들어 있었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나 역시 웬만큼 튀김을 먹어도 설사하는 일은 없어졌다. 그만큼 우리가 튀김에 적응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 적응은 소화과정에서의 적응일 뿐, 담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먹는 대로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기름진 음식은 꼭 기름이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맛이 진한 음식 역시 기름진 음식이다. 요즈음 음식은 매운 것은 너무 맵고 단 것은 너무 달고 짠 것은 너무 짜다. 소위 단맛과 짠맛이 결합된 ‘단짠단짠’이나, 매운 맛과 단 맛이 결합된 ‘매콤달콤’이라는 유행어는 우리 음식이 지나치게 기름지게 되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너무 곱게 갈아 부드러운 음식 역시 기름진 음식이다. 한 예로 빵을 들어보면, 원래 빵은 서너 가지 이상의 곡물을 거칠게 갈아서 만든 것이다. 그래서 만든 지 약간의 시간이 지나기만 해도 딱딱해서 씹기 힘들 정도가 된다. 그러나 요즈음의 빵은 대개 밀이나 호밀 같은 한 가지 곡식이나 다른 곡식을 조금 넣고 곱게 갈아 만든다. 그런 빵은 먹어보면 보들보들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도 보드라운 식감이 살아 있다. 보드라운 것은 곱게 갈았기 때문이고 시간이 지나도 보드라운 것은 설탕을 충분히 넣었기 때문이다.

이런 빵은 정확하게는 빵이 아니라 케이크다. 이런 ‘빵’에 익숙한 사람은 ‘눈물 젖은 빵’이 왜 먹기 힘든 것인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지”라고 했다지만 요즈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대로 된 빵을 상상하기도 힘들다. 시중에서 파는 대부분의 ‘빵’이 사실은 케이크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곱게 갈았을 뿐만 아니라 맛도 진한 ‘빵’ 역시 기름진 음식이다.

기름진 음식 이외에 술과 담배, 특히 담배 역시 담을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다. 그러나 잠자는 시간을 빼고 계속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지 않는 한 그 위험은 기름진 음식에 비하면 오히려 적은 편이다.

담이 생기는 또 하나의 원인은 지나친 생각이다. 생각을 많이 하면 기의 흐름이 막힌다. 한의학에서는 기가 맺힌다고 말한다. 기는 피와 짝이 되어 돌기 때문에 기가 맺히면 피 역시 잘 돌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아도, 기름진 음식을 거의 먹지 않아도 오랜 시간에 걸쳐 노폐물이 쌓이게 된다. 대개 신경이 예민한 사람들, 한 가지 일에 집착하는 사람들에게서 잘 생긴다.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았던 사람, 고기도 잘 먹지 않았던 사람이 중풍이나 암에 걸리는 경우가 이런 경우다.

담을 없애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위의 원인들을 모두 없애는 것이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담을 조금씩이라도 내보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것은 양파를 먹는 것이다. 양파 반 개를 채 썰어 기름 두르지 않은 후라이팬에서 살짝 볶아 매운 맛을 없애고 식사할 때 다른 반찬처럼 소금을 약간 찍어 먹는다. 이렇게 매일 양파 반 개씩만 먹어도 담으로 인한 병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양파즙은 볶아먹는 것만큼 효과가 없다. 양파를 먹으면서 소위 혈액순환개선제나 아스피린과 같이 혈액을 묽게 하는 약을 계속 복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 그러면 어느 것을 끊어야 할까. 약을 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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