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불립(無信不立)
무신불립(無信不立)
  • 괴산타임즈
  • 승인 2019.05.1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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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남윤봉 교수.
남윤봉 교수.

무신불립이란 믿음이 없으면 아무것도 되는 게 없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그러니 믿음이 모든 것의 바탕이 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너를 믿는다는 말같이 두터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그 믿음에서 모든 것이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믿음은 사람과 사람관계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삶을 살아가고 계획하고 이루어 나가려면 사람은 물론이고 자연질서에 대한 믿음, 사물에 대한 믿음, 그리고 진리에 대한 믿음도 있어야 한다. 

자연질서에 대한 믿음 없이는 사람은 잠시도 살아갈 수가 없다. 아침에 해가 뜨고 저녁에 해가 지며,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넘어간다고 하는 믿음이 없다면 또 밤과 낮이 제 맛대로 바뀌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자유자재로 뒤바뀐다면, 자연 질서를 믿고 하는 모든 일들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쉬운 예로서 여름과 가을이 차례로 올것으로 믿기에 봄에 씨를 뿌리는데, 갑자기 겨울이 봄 다음에 도래한다거나 아침에 해가 뜰 것으로 믿고 낮의 일을 준비하였는데 갑자기 어느날은 저녁에 해가 뜬다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그러니 지금까지 아침에 해가 뜨고 저녁에 해가지며 사계절이 차례로 진행되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생각 할 수 있다. 자연질서에대한 믿음은 참으로 크고 엄중함을 느낀다. 

사람에 대한 믿음 역시 우리의 삶의 바탕을 이룬다. 우선은 내가 나를 믿는 믿음은 모든 사람을 믿는 출발점이 된다. 그래서 자신자(自信者)는 인역신(人亦信)이라고 하였다. 즉 자신을 믿는 사람은 역시 다른 사람도 나 같으려니 하고 믿는다는 것이다. 

사람은 혼자만이 살 수 없는 사회적 존재이다. 다른 사람과의 일정한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그 관계가 가볍고 잠시적인 것에서 부터 무겁고 장기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그 관계가 이루어지려면 서로가 상대방을 믿어야 가능해진다. 어떤 사람과의 점심을 같이 먹기로 하는 간단한 약속에서부터 일생을 함께 살기로 하는 결혼약속과 같이 중대한 약속에 이르기까지 서로를 믿지 않고는 어떠한 약속도 할 수가 없다. 법의 내용은 모두와의 약속이다. 그래서 믿고 지켜야 한다. 

사물에 대한 믿음도 우리의 삶을 가능하게 한다. 만약 창고에 쌀을 수십 가마니를 쌓아놓고 일정한 계획에 따라 차례로 판매 하려고 하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쌀이 돌맹이로 변해 있거나, 콩으로 변해 버렸다면 얼마나 놀랍겠는가, 일정한 사물은 변화의 원인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늘 그 사물로 남아 있는다는 믿음이 있기에 전혀 의심없이 그 사물에 대한 처리를 계획하고 진행할수 있는 것이다. 물론 창고의 쌀을 잘 관리하지 못해서 습기로 쌀이 변질되거나 썩을 수는 있지만 저절로 다른 물건으로 변해버리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이 필요로하는 물건을 구입하기도 하고 생산하기도 하며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수박을 심었는데 참외가 달린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리고 우리는 진리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더 나아질 수 있다. 참된 이치는 모든 것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킨다. 학문탐구, 과학적 연구 등은 합리적인 이치에 의해 더 발전되고 심오해지게 된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구는 진리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이 믿음은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인가. 우선은 오랜 경험을 통하여 반복되어지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서 믿음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자연질서, 사람, 사물 등에 대한 믿음이 이에 해당할 것같다. 

다음으로는 합리적인 생각에서 믿음이 생기는 것으로 여겨진다. 진리에 대한 믿음과 사물에 대한 믿음이 이에 해당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특히 사람에 대한 믿음은 일정한 관계에서 생기는 것으로 생각된다. 작은 약속에서부터 큰 약속을 어떻게 지키는가에 따라서 그 사람에 대한 믿음의 유무가 가려지게 된다. 

작은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은 당연히 큰 약속은 더 잘 지킬 것이다. 한번 약속을 어기면 그 사람과의 다음약속은 망설여지게 되고 정당성이 없는 변명은 더 믿음을 약화시킨다. 그래서 약속은 신중하고 실행 가능한 것만을 하며, 한번약속은 정당하고 부득이한 사유가 없는 한 반드시 지키는 것이 상식이고 도리이며 자신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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