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과 주민이 주도하는 전통시장 살리기
상인과 주민이 주도하는 전통시장 살리기
  • 괴산타임즈
  • 승인 2019.04.1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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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두원공과대학교 교수
김영일 두원공대 교수
김영일 두원공대 교수

지역의 산물, 사람과 문화가 모이고 나누던 전통시장이 새롭고 거대한 유통업체들의 위력에 밀려 휘청거리고 있다. 이러한 침체가 전통시장뿐 아니라 지역 전반에 걸친 불황으로 이어지면서 전통시장을 되살리려는 노력들이 강구되고 있다. 현대식 대형 할인점(Mart)처럼 외관을 혁신(Renovation)하고, 대형마트의 입점을 규제하거나 상인을 대상으로 한 경영, 마케팅 교육을 개최하는 등 정부가 기획하고, 지원하는 갖가지 처방에도 전통시장은 좀처럼 회생의 기미를 찾아보기 어렵다.

전통시장(Traditional Market)은 지역사회 커뮤니티(Community)의 거점이자 중심이며, 역사와 전통, 문화가 계승되는 곳이다. 이러한 전통시장은 주민들에게 생활하는 공간, 일하는 공간, 즐기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전통시장을 존속시키고 재생시켜야 한다. 지역의 지속성을 유지하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전통시장은 전략적인 운영체계와 마케팅을 도입해야 한다. 다시 말해 미래지향적인 도시재생사업을 전개해 나아가야 한다. 전통시장을 기반으로 도시재생사업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힘은 전통시장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자동차 대중화 사회와 시가지 확산현상, 그리고 저가(低價)·대량판매 형태를 확립한 대형 체인점의 등장은 전통시장의 존재 기반을 위협한다. 기존의 중소 소매 상업정책은 사업 기회를 확보케 하려는 보호색이 짙은 성격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가용 시대에 전통시장이 어떻게 대응해나갈 것인가의 문제가 중소 소매 상업인이 집적해 있는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교외 대형 쇼핑센터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만일 전통시장에 사람의 발길이 끊기게 되면 이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사람은 사람이 있는 곳에 모이는 법이니 먼저 사람들이 모여 북적이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전통시장을 찾은 고객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자. 그렇게 하면 전통시장이 활기를 찾을 것이다. 비용 대비 효과가 큰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매출을 운운하기 전에 먼저 전통시장에 활기가 있어야 한다.

전통시장의 운영은 숲과 비슷하다. 모두가 숲의 구성원으로서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역할을 분담하고, 각자의 개성을 발휘하면서 자신의 사업을 해야 한다. 전통시장에는 일단 점포를 차리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지 않는 식물 같은 속성이 있다. 반면에 이익이란 먹잇감을 찾아 옮겨 다니며 개점과 폐점을 반복하는 대형 상업자본의 습성은 동물과 비슷하다. 그것으로 인해 지역사회가, 그리고 전통시장이 위기를 맞을 때도 있다. 그러나 전통시장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상업단체로 있는 한, 그 존재 가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전통시장의 침체는 아직 우리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전통시장 역시 다른 지방도시의 중심시가지 상점가와 마찬가지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자기중심적인 사고의 틀을 벗지 못한 채 소비자를 외면한다. 시민들이 전통시장이 도시생활의 핵심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간과한다면 전통시장에 내일은 없다. 지역 사회의 죽음은 전통시장의 죽음을 의미한다. 전통시장 전문가들이 오랜 연구를 거쳐 현상을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전통시장이 침체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자신들 내부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한다. 전통시장의 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철저히 인식했을 때 비로소 그 지역에 맞는 사업계획이 도출되고 전통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전통시장의 사업계획 중에는 필수적으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안전하고 쾌적한 쇼핑환경을 만들기 위한 보행자 전용도로의 시행, 지역행사와 사회에 대한 협력, 지역단체와의 교류 및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상업 활동 등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즉, 기존 점포도 새로운 도시 소비자의 요구에 발맞춰 구두 전문점이 카페식 우동집으로, 의류점이 케이크 전문점으로 업종을 바꾸고 있다.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출점 경비를 줄일 수 있는 소형 임대점포도 다량 배치해야 한다. 점포 면적당 매상은 이런 소형 점포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이 재개발사업을 통해 단순히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만 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며, 지속 가능하고 쾌적한 도시생활의 거점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동참해야 한다. 전통시장 광장에서 열리는 각종 이벤트들은 대부분 상인과 시민들이 직접 기획하며, 전통시장 미화활동은 도시 내의 각종 사회단체 등에서 동참해야 성공할 수 있다. 전통시장 거리 공연은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여 1년에 한번 정도 에너지를 발산하는 거리문화제’로 정해 지역 주민과 함께 축제의 장을 마련해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대부분의 이벤트를 전통시장만의 고유성을 살리면서 이를 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함으로써 전통시장 문화의 계승과 새로운 문화의 창출을 꾀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해가 거듭되면서 전통시장과 지역사회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

지금까지와 같은 보조금 지원방법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고, 그 방안은 상인과 주민 주도의 전통시장 재생사업에서 찾아야 한다. 지역사회는 ‘문화의 보고’, 전통시장에서 문화를 알려야 한다. 즉 ‘인간력’, ‘운영력’, ‘밀착력’, ‘관광력’, ‘창조력’이라는 다섯 가지 힘에서 그 가능성을 발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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