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못 견뎌서 영업시간을 단축하려는 대한민국
인건비 못 견뎌서 영업시간을 단축하려는 대한민국
  • 괴산타임즈
  • 승인 2019.03.0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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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두원공과대학교 교수
김영일 두원공대 교수
김영일 두원공대 교수

지난해 4분기 소득분배가 사상 최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17.7% 감소한 데 비해 상위 20% 가구는 10.4% 증가해 양 집단의 격차가 5.47배에 달했다.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2018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결과다.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킨 주범은 다름 아닌 일자리였다. 통계에 따르면 상위 20%인 5분위와 상위 40%인 4분위 가구는 평균 취업자 수를 각각 2.4%와 1.1% 늘렸다. 반면에 하위 20%인 1분위와 하위 40%인 2분위는 가구당 취업자 숫자가 각각 20.9%와 7.6% 감소했다. 늘어난 상용 근로자를 상위 가구가 주로 차지하고 하위 가구는 줄어드는 임시직에서 밀려나는 양상이 뚜렷했다고 한다. 이 결과 소득 5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14.2% 증가했지만 1분위 가구는 36.8% 급감했다.  

'고용 천국' 미국의 경우, 셰일오일 붐(Shale Oil Boom)이 일고 있는 미국 텍사스 서부에서는 이발사의 연 수입이 최대 18만 달러(약 2억 200만원)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와 화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일자리 수가 100개월 연속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에서 고용 사정이 가장 좋은 텍사스 페코스(Texas Pecos) 등에서는 이발사 한 명의 연 매출이 13만~18만 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 1월 4.1%로 1차 오일쇼크(Oil Shock) 직전인 1970년대 초 이후 50년 내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고용 시장 호조는 임금 인상, 소비 확대로 이어져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텍사스 서부의 오데사(Odessa), 페코스(Pecos), 미드랜드(Midland) 등에서는 셰일오일 붐이 일면서 고용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이다. 미드랜드(Midland)의 지난해 평균 실업률은 2.3%로 미국 내 최저다.

 텍사스의 인근 식당에는 회식을 하기 위한 정유회사들의 예약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이들 회사는 하루에 100달러를 예약비용으로 내거나 7개월 동안 매주 하루씩 빌리는데 6,000달러를 지급하기도 한다. 이 같은 예약이 올여름까지 꽉 차 있을 만큼 장사가 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근로자들이 몰리면서 주택가격은 3년 새 30% 이상 상승했다. 대도시 인근마을 학교들은 학생이 늘고 있지만 이를 가르칠 교사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근 호텔도 사업차 방문한 외부 손님으로 인해 하루 객실 이용료가 500달러를 넘어 때로는 뉴욕시와 비교되기도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일손이 부족한' 일본의 경우, 최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대형 편의점 업체인 7-eleven 편의점은 인력확보가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이달 중순부터 전국 10개 직영점에서 16시간 단축영업을 시험 시행하기로 했다. 도호쿠(Tohoku, 東北)지역부터 규슈(Kyushu, 九州)지역까지 차례로 오전 7시~오후 11시로 영업시간을 줄여 운영하며 매출과 수익 변화, 방문객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직영점뿐만 아니라 2만여 개에 달하는 자영 7-11편의점까지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로 했다. 7-eleven 편의점 측이 모든 가맹점에 적용하던 24시간 영업 방침에서 한 발 물러난 것이다.

 Family Mart 편의점, LAWSON 편의점, 7-eleven 편의점 등 일본의 대형 편의점 업체들은 본사와 상의를 거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24시간 영업하도록 가맹점 주와 계약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점주에게 위약금 지급과 계약 해지를 요구한다. 3대 대형 편의점은 사무실이나 역 구내 등을 제외한 95~96% 점포에서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편의점 가맹점 점주들이 영업시간을 줄여달라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으로 시급을 높게 책정해도 심야에 일할 파트타임(Part-time) 근로자를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인건비 못 견딘' 한국의 경우, 편의점 가맹점 주들이 24시간 운영을 점점 꺼리는 추세다. 국내 최대 편의점 체인인 CU는 작년 말 기준 전체 1만3000여 개 매장 중 19%가량이 심야시간대에 영업하지 않고 있다. 2016년 12%에 불과했던 것이 최근 급격히 늘었다. 다른 편의점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2~3년 전까지 10% 미만에 불과했으나 작년 말 GS25는 13.6%, 7-eleven 편의점은 17.6%까지 올라갔다. 편의점들이 밤에 셔터를 내리는 모습은 비슷하지만 24시간 편의점 숫자가 감소하는 이유는 일본과 크게 다르다. 국내에선 편의점에서 일할 사람을 찾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최근 2년 동안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편의점들의 심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최저임금 쓰나미(Tsunami)가 닥친 우리나라 편의점들은 2017년 시간당 6,470원에서 올해 8,350원으로 29% 뛰었다. 상시근로자 5인 이하 사업자가 운영하는 편의점은 밤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최저임금의 1.5배를 줘야 한다. 문제는 최저임금에 맞춰 직원 급여를 주면 점주들이 수익을 맞추기 어렵다는 데 있다. 점주들은 밤늦게까지 영업하면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손님이 적은 겨울이나 오피스 상권 등은 특히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부터 심야시간(밤 12시~오전 6시)에 직전 3개월 동안 적자를 본 편의점에 대해선 계약기간이라도 언제든 심야영업을 중단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기존 6개월이던 것을 절반으로 단축했다. 위반하면 편의점 본사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도 매긴다.

주 52시간 근로시대,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시대, 일자리를 확대하고 안정시키는 것은 근본적으로 시장의 역할이다. 정부는 개별 주체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큰 그림만 제시하면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 온 소득주도 성장은 정책목표를 이루기 위해 고용주 등 경제 주체를 압박하고 정부 예산은 물론 민간의 돈까지 털어 넣게 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방식으론 단기는 몰라도 장기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다. 고소득층은 물론 저소득층의 꿈을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경제 주체가 알아서 적절하게 자원을 분배하는 선순환 구조를 복구해야 한다. 분배를 개선하려면 민간 고용과 투자를 늘려 일자리 지표를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는 민간 전문가들의 지적을 정부는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2003년 통계작성 이후 최악을 기록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감소 탓, 선의보다 현실에 기반 한 정책 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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