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외돌개
서귀포 외돌개
  • 괴산타임즈
  • 승인 2018.10.24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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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이승신 시인이 동경 메구로 강 6키로에 늘어진 밤 사쿠라 배경으로  -  2016  3  28  동경
이승신 시인이 동경 메구로 강 6키로에 늘어진 밤 사쿠라 배경으로 - 2016 3 28 동경

내가 외돌개를 처음 본 것은 1968년, 벌써 50년 전의 일이다.

한창 밀감밭을 서울 사람들이 사기 시작할 초기에 어머니 아버지가 남원읍에 농원을 사시고부터 제주도를 가게 됬으니까.

아는 분의 집이 있어 친구들과 오랫만에 제주도를 찾았다.

제주도가 시들해질 무렵 올레 길이 생겨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따라 걷고 요즘은 중국 사람들이 많이 와 제주도가 머지않아 중국이 될 것이라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서귀포에 있는 외돌개는 언제 보아도 높고 고고하기만 하다.

올레길 7번 코스가 유명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20 여미터 키에 너비가 10여미터가 된다고 하는데 검고 구멍이 숭숭난 현무암이 많은 제주도에 외돌개는 회색의 조밀한 돌로 우뚝 솟아 있고 주변 해안은 해식 절벽과 동굴로 절경을 이룬다.

어머니와 여기에 함께 섰던 기억은 없는데

어머니 단가 시를 이해하여 일생 절친하던 동국여대 가정학장을 지낸 이인희 아줌마가 어머니와 함께 외돌개 앞에 서서 '난 제주도에서 이 외돌개가 제일 좋아~ '하니까 어머니가 감격해 '나도 ~ '하면서 둘이 얼싸안고 춤추듯 빙빙 돌았다고, 어머니 가신 후 들려 준 말씀이 생각이 나, 한동안 애틋한 눈길을 주게 된다.

여러 해 아버지와 함께 하신 농장의 추억으로 제주에 유난히 애정이 많으시고 한라산, 밀감밭 등 제주에 대한 시도 많이 남기셨다.

한국에서 평생 시를 지은 한국 시인 손호연의 시비가 왜 일본에만 있는가 싶기도 하고 제주를 진심으로 사랑하신 어머니 생각이 나서 제주도의 두 국회의원을 만나게 되면 이 자리에 시인의 ‘외돌개’ 시 한 줄을 한국어 일어 영어 요즘은 중국어까지 시비든 나무판이든 새겨 넣으면 이 풍광에 깊은 의미를 주고 제주의 사랑을 표현한 그 시심에 감동하여 문화 제주로 더 돋보이지 않겠는가 라고 해도 이해하는 마음이 전혀 안보인다.

제주에는 그런 문화가 아직이예요  라고 하면서

그 오른쪽으로 난 길을 조금 따라가면 대장금을 찍었다는 곳에 대장금 배우의 큰 사진이 있고 대장금 모형에 얼굴만 뚫어 그 곳에 얼굴을 내밀고 사진들을 찍는다.

유명 배우나 정치가의 동상이나 현판을 내세우는 나라는 선진국이 아니다.

중국 소주에도 최근 완공된 역 광장 한가운데에 모택동 대신 9m 높이 송나라 문장가인 범중엄의 동상과 그의 한 줄의 글을 새겨 그들의 인문 정신을 알린다고 한다.

그 역을 오가는 많은 사람이 알게 모르게 그 마음을 새길 것이다.

그 너머로 평상 같이 평평한 범섬이 멀리 보이고 도로 돌아 와 바다 위 불끈 솟아 오른편 외돌개를 다시 바라다 본다. 기다리고 있는 택시로 어서 가야 하는데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12만년 전 형성되었다는 저 외돌개가 고기잡이 나간 낭군을 말없이 기다리고기다리는 안타까운 모습에  그리고 그 홀로 서 있는 할미에게 낭군이 돌아와 주기를 간절히 빌었을, 그렇게 되면 갑자기 가신 자신의 낭군이 꼭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품고 여기 어디메쯤에서 춤을 추었을 어머니 생각에 자꾸자꾸만 뒤를 돌아다 보게 된다.

 

고기잡이 간 남편을 기다리다 할미 바위 되었네 돌아올 고깃배는 소식 없는데

손호연 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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